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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국제 > 아시아 네트워크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6년09월06일 제6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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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공격, 자제할 이유가 없다.

이스라엘에 ‘침략 백지수표’ 줬지만 국제사회 중재도 이끈 ‘레바논 사태’… 그들의 일방주의 정책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팔레스타인이 당하고만 있을까

▣ 라말라=다우드 쿠탑/ 팔레스타인 언론인·알쿠즈대학 교육방송국장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결과가 팔레스타인에 끼친 영향은 지금으로선 뒤섞인 모양새다. 레바논 침공으로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맹목적 지원이 더욱 강화됐는데, 두 나라는 이를 ‘테러와의 전쟁’의 연장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겨냥해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는 백지수표를 확보한 듯 보인다. 테러와의 전쟁이란 미명으로 하마스 정권에 대한 전면전도 용인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도 국제평화유지군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은 국제사회가 다시 한 번 중동 문제에 개입하게 만드는 효과도 가져왔다. 국제사회는 중동 분쟁의 당사자들에게 문제를 맡겨두면 어떤 해결책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점을 새삼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들의 묵인 아래 중동 문제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불안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가자지구와 레바논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사건이 전면전으로 이어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레바논 국경지대에 배치될 예정인 국제 평화유지군이 팔레스타인에도 배치돼야 한다는 이탈리아 외무장관의 발언은 또 다른 중요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스라엘에 대한(특히 하마스 정부와 맞선 이스라엘의 싸움에 대한) 미국의 무조건적 지원과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갈등 해결에 이제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자각 사이에서 중요한 것은 분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다. 미국과 유럽연합, 러시아와 유엔 등 이른바 ‘중동 4인방’이 합의한 중동평화 이정표(로드맵)는 더 이상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가자지구에서 철군을 단행한데다,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도 비슷한 철군을 계획하고 있는 탓이다.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과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 등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이 자신들과 대화하기를 거부하는 명분을 제거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듯싶다. 지금까지 언론의 조명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른바 ‘수감자 문서’(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저항운동 지도자들이 공동 제안한 평화안)에 따른 합의는 향후 이슬람주의 진영과 민족주의 진영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거국정부 구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롭게 구성될 거국정부가 좀더 온건한 정책을 채택하는 것이 그동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옥죄온 (이스라엘의) 봉쇄전략을 끝내는 데 충분조건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에게 붙잡힌 이스라엘군 병사의 석방과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공격을 종식시키는 방안 등이 마련된다면 좀더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과 가자 침공 사이에는 분명한 연계고리가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두 사안이 연계돼 있다고 보며, 이런 인식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공감하고 있다. 사실 레바논과 가자지구의 위기는 곪아터진 두 가지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아랍 수감자 문제와 이스라엘의 일방주의 정책이 그것이다. 평화협상이 재개되려면 이 문제들이 어떻게든 해결돼야 한다.

이스라엘은 분리장벽 건설을 중단하라

현 상황에서 가장 먼저 혜택을 볼 수 있는 집단은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요르단 출신 수감자들일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이자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은 두 나라 가운데 하나인 요르단(나머지 한 나라는 이집트다)은 그동안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자국인 30명의 석방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상황 변화에 따라 이들은 조만간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수감자 석방이 대단히 중요한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사실 중동 갈등의 근본 문제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정국을 좌우해온 주요 정당들이 예외 없이 채택해온 일방주의 정책 방향이다. 노동당은 22년여 점령해온 남부 레바논에서 별다른 준비 없이 철수했고, 리쿠드당은 39년여 동안 점령해온 가자지구에서 일방적 철군을 단행했다. 특정 지역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한 뒤 아무런 문제 없이 잊고 지낼 순 없다는 점을 이제는 그들도 깨달았을 것이다.


△ 8월30일 이스라엘 탱크가 가자지구 부근의 카르니 검문소를 지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셰자예야 지역을 공습함으로써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3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사진/ REUTERS/ NEWSIS/ AMIR COHEN)

이스라엘 국민들은 최근 의회 선거에서 일방주의 정책을 강조하는 정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이는 물리적으로 거대한 장벽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어떻게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헤즈볼라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은 이런 믿음이 근거가 없는 것임을 확인시켜줬다. 이제껏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선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공격이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도 미래를 장담할 순 없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 깊숙이 분리장벽 건설을 계속하며 오만한 일방주의 정책을 고집한다면, 서안지역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끝까지 로켓 공격에 자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군사력만으로 항구적 평화를 얻으려는 것은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점은 군인들이 먼저 깨달았다. 양쪽 정치 지도자들, 특히 온건파 지도자들은 이제라도 같은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야만적 힘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서는 안 되며, 그렇게 해선 문제가 해결될 수도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국제 평화유지군을 레바논 국경지대에 배치해 완충자 역할을 하는 것을 받아들인 건 분명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 변화다.


△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이 대화를 하지 않는 시빗거리를 제거할 것인가. 7월2일 하니야 총리(왼쪽)와 아바스 대통령이 폭격받은 총리의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REUTERS/ NEWSIS/ SAMUEL ARANDA )

이런 조치는 팔레스타인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국제사회의 정치적 요구에 부합하는 팔레스타인 거국정부 구성이 이뤄진다면, 국제 평화유지군 배치에 합의할 수 있는 긍정적 조건이 마련된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양쪽 민간인의 희생을 대가로 이스라엘군과 아랍 무장단체가 무장충돌을 이어가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된다. 이는 분명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양쪽 정부의 실수다. 강력한 힘을 가진 국제 평화유지군이 지금으로선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있다. 국제 평화유지군이 1명의 목숨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당연히 시도해볼 만한 일이 아닌가?

미국, 독립국 건설의 진심을 보여야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은 중동 정세가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일방주의 정책으론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미국의 막강한 힘도 새삼 일깨워줬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정책 방향을 바꿀 실용주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갈등을 해결하려면 세계 유일 강국인 미국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개입이 절실하다. 부시 미 대통령은 그동안 안전하고 안정적인 이스라엘과 이웃한 강력하고 영속적인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이런 발언이 진심이었다면, 부시 대통령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는 11월2일 치러질 예정인 미 중간선거 전까지 부시 행정부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이 직접적이고 진지한 대화에 나서지 않는 핑계로 삼아온 모든 분란거리를 제거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