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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02월19일 제49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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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관의 ‘가수’ 채소연씨- <바위섬>에서 〈River of Babyron〉까지

다롄= 글 · 사진 김보근/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사업국장 tree21@hani.co.kr


남쪽 ‘계몽기 가요’인 <바위섬>은 참 명곡이에요. 그것 외에 저희 봉사원들은 <아침이슬> <홀로 아리랑>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를 자주 부릅니다. 다들 잘 부르지만, 저는 저 채소연이 제일 잘 부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말을 들으면 언니들하고 솔매가 화내겠지만 말이죠.

사실 저희는 모두 제각각 특색이 있습니다. 영희 언니는 유순한 창법으로 잘 부르고, 정현 언니는 <새타령> 등 민족음악을 잘 부릅니다. 유정 언니는 노래를 부를 때면 노래에 몰입해버린 듯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목소리의 톤이 있는 솔매는 <홍도야> 등 남쪽 계몽기 가요들을 특히 잘 부릅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제일 낫다니까요.

저희들은 모두 유치원 때부터 음악에 재능이 있다는 얘길 들었어요. 소년학생궁전 생활을 거쳐 예술대학을 나온 것도 대부분 비슷합니다. 그러나 다롄에 와서는 새롭게 남쪽 노래와 중국 노래, 일본 노래 등을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다 봉사를 잘하기 위해서죠. 저는 그 중에서 <바위섬>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런데 <바위섬>이 해방 전후에 나온 ‘계몽기 가요’ 맞죠?

중국 노래는 중국말 밑에 조선말을 다 붙여서 외웠어요. 그런 티가 안 난다고요? 우리는 노래에는 전문가인걸요. 저희 수첩에는 이렇게 외운 외국 노래가 수십곡 있습니다. 〈River of Babyron〉등 영어로 된 노래도 배웠어요.

남쪽 손님들은 저희들이 <바위섬>이나 <아침이슬> <홀로 아리랑>을 부르면 참 신기해하시죠. 특히 <아침이슬>을 청해 부르시는 분들이 가장 많아요. 저는 그런 노래를 남쪽 손님들과 함께 부를 때마다 “아! 우리 민족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껴요. 말을 잘 몰라서 그런지 중국 노래는 사실 흥이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