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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01월14일 제49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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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미군주둔 비용 내준다

1991년부터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 이 비용은 국방예산 항목에서 방위비 분담금으로 잡혀 있다. 올 방위비 분담금 예산은 6983억원으로 전체 국방비의 3.47%, 전력투자비의 11.%를 차지한다.

매년 급증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납세자들에게 국방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91년 이후 2003년까지 국방비 증가율은 약 135%인 데 비해, 같은 기간 동안 방위비 분담금 예산증가율은 686%였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총 주둔 비용의 구체적 구성 항목별 금액과 산출 근거를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한국은 주한미군이 돈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도 모른 채 미국과 방위비 분담 협상을 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돈을 내왔다. 이런 불합리한 협상으로는 공정한 방위비 분담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미 국방부가 미 의회에 낸 방위비분담 보고서 내용을 보면 우리가 미군에 지원하는 땅 등 간접비용에 대한 평가가 둘쭉날쭉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95년에는 토지공여 등 간접지원비를 14억3천만달러로 평가하다가 98년에는 4억달러, 99년에는 3억9700만달러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한계 때문에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올 초부터 시작될 2005~2007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때 미국쪽에 합리적인 근거를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방위비 분담금 규모도 문제지만 지출도 문제다. 해가 갈수록 한-미 연합방위 태세의 강화를 위한 연합방위증강사업비나 군사지원비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덜어주기 위한 인건비나 군사건설비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인건비는 주한미군이 고용한 한국인의 인건비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데 드는 돈이며 군사건설비는 주한미군이 사용할 병영시설, 전기와 급수 체계 및 비전투 군사시설 건설 비용의 일부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예산이다.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 6559억원 가운데 인건비(3033억원)와 군사건설비(1801억원) 의 비중이 74%(4834억원)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비행대대, 활주로 같은 미군의 전투작전 시설을 건설하고 고치는 연합방위증강사업비의 비중은 11%(736억원)였다. 2002년의 경우 방위비 분담금 지원 내역에 책정된 연합방위증강사업비 750억원 중 21%(148억원)가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부족분을 메우는 데 전용되기도 했다.

한국 납세자들이 낸 세금인 방위비 분담금이 한국군의 취약전력 보강이나 한-미 연합작전능력 향상보다는 타향살이하는 주한미군 뒷바라지에 대부분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