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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뿌리통신 ] 2000년10월18일 제330호 

[풀뿌리통신] 청소년 스타, 우리가 만난다

홍성지역 청소년신문 의 희망 만들기… 그들만의 언어로 지역문화 가꾼다


(사진/지역 청소년 스타 등용문 구실을 하는 TONE의 편집회의 모습)


줄넘기 소녀 유영아(홍성여고 2년), 기타리스트 신요셉(홍성고 3년), 연기지망생 송선영(홍주고 2년), 풀무농고의 지렁이 농사꾼 이승기 주하늬 차부영…. 이들은 2만여명에 이르는 홍성지역 중·고등학생 사이에선 모르는 이가 거의 없을 만큼 널리 알려졌다. 이른바 홍성의 청소년 스타들이다.

스타 탄생에는 언론이라는 산파가 있게 마련이다. 이들에게도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는 홍성 청소년 신문 ’이 있었다. 격주간 타블로이드 16면으로 발행되는 은 지역 청소년들 가운데 숨겨진 별들을 발굴해 ‘지역 청소년 스타’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홍성여중 2학년 김청아양도 에 의해 ‘대자보 소녀’로 떠올랐다. 그는 학교에서 귀밑 3cm 이상 머리를 기르지 못하게 제한하자 학교 계단벽에 “우릴 똑같은 틀 속에 가두지 말라”며 장문의 항의 대자보를 써붙였다. 하지만 대자보는 2시간도 채 안 돼 떼내졌다. 이 학교가 생긴 이래 첫 대자보 사건이었지만 당찬 소녀의 용기와 주장은 쉽게 휴지통 속에 묻혀졌다. 그런데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의 기자가 이를 취재해 신문 1면 커버스토리인 ‘n세대 채팅’난에 다루었다. 그뒤 청아의 행동과 주장에 대한 호응이 쏟아지면서 그는 학생들 기억속에 ‘대자보 소녀’로 깊이 새겨진 것이다.

이 발굴한 청소년 스타들은 학교와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의 얼굴이다. 방송이나 다른 신문을 통해 접하는 가공된 선망의 얼굴이 아니다. 신문의 편집·제작 등에 관한 전 과정에 어른들이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도 않는다.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직접 취재해 써요. 주변 친구들 얘기, 주변 선생님 얘기를 쉽게 접하고 나눌 수 있다는 게 아이들에게 많은 호감을 주는 것 같아요.” 의 편집작업을 돕고 있는 서다래(29·여)씨의 말이다. 청소년들의 처지에서 그들만의 언어와 감각으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담는 까닭에 지역 청소년들의 호응을 얻는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10일 창간된 은 창간 1주년을 앞둔 지금까지 단 한번도 격주발행의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 35명의 중·고등학생 기자들이 편집회의와 취재 기사작성 원고정리 등을 도맡아 한다. 단지 서씨가 정리된 원고의 편집을 돕고 12명의 교사·시민이 편집자문을 해주고 있을 뿐이다. 신문의 지면은 지역 내 청소년 소식, 청소년 의견, 문예작품, 교사들의 당부, 시사해설, 학습자료 등으로 다양하게 꾸며진다. ‘제3의 교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홍성지역에서 은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청소년 문화와 여론을 주도한다”, “청소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 “청소년의 가치를 찾게 해줬다”는 등의 긍정적 평가도 끊이지 않는다.

의 오늘이 있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어른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발행인 이번영(52)씨다. 우리나라 지역신문의 효시인 <홍성신문>의 창간멤버이기도 한 그는 일찍이 YMCA청소년문화센터를 운영하며 ‘청소년 여론매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어른들의 생각은 곳곳에 넘쳐 흐르는데 아이들의 생각과 주장은 어디에서도 들어주지 않더라”는 게 지역 청소년신문 창간의 동기였다. 아이들의 생각을 학교 밖 어른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알리기 위해 신문을 창간한 것이다. 그는 요즘도 일요일 아침 8시에 홍성역에 나간다. 인쇄된 신문이 기차에 실려 도착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는 신문을 차에 옮겨 싣고 중·고등학교를 빠짐없이 돌며 신문을 배포한다.

후원회원 500명, 그날을 기다리며


(사진/TONE에서 발행된 신문들)


무료로 배포되는 1만부의 신문을 제작하는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는 걸까. 매달 드는 600여만원의 경비는 광고비와 후원회비, 영어회화반 수익금 등으로 충당한다. 이 가운데 후원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창간 당시 수십명이던 후원회원이 20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매달 200여만원에 이르던 적자 규모가 차츰 줄어들어 지난달부터는 적자에서 벗어났다. 월 1만원을 내는 후훤회원이 500명쯤 되면 안정적인 제작 기반을 갖추고 지역 청소년 문화사업도 활발히 벌일 예정이다. 신문사 주최로 가족노래자랑(5월), 만화공모전(8월 말), 청소년문학상(10월) 등을 열고 있는데 앞으로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명실상부한 지역 청소년문화를 일구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지난 10월14일, 홍성청소년 신문 창간 1주년 행사가 열렸다. 창간을 기념하기 위해 모든 기자가 동원(?)돼 32면짜리 창간 특집호도 만들었다. 김경미(홍주고 2년) 기자는 음식·신문배달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찾았다. 그들이 받는 사회적 냉대와 편견, 쥐꼬리만한 보수, 열악한 노동환경 등을 현장취재했다. 이은주(홍성여고 1년) 기자는 소지품검사, 두발 규제, 체벌 거부를 바라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다루었고, 오영아 기자는 ‘10대들의 솔직한 성이야기’를 대담형식으로 엮었다. ‘군내 고등학생 직업선호도 조사 보고서’도 눈길을 끌었다. 커버스토리(n세대채팅)에 실려 스타가 된 학생들의 뒷얘기를 담은 ‘채팅보도 그뒤’는 이 신문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어때요. 이만하면 어른들도 청소년신문을 봐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학생기자들이 토하는 기염이 싱그럽다. 문의 041-632-1318.

홍성=심규상/ 충남지역신문협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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