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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01월29일 제44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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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의 환경철학은 있는가”

회원 직접 투표로 환경연합 사무총장에 뽑힌 서주원씨…국토 전체를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보자


△ 사진/ 류우종 기자

“국토 전체를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공해나 개발저지 중심에서 벗어나, 사회 시스템을 생태주의적 공동체를 지향하는 쪽으로 바꿔나가는 노력도 필요하고요. 그래야만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의 진정한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4일부터 13일까지 회원 직선제로 진행된 환경운동연합 제6대 사무총장 선거에서 서주원 전 사무처장이 당선됐다. 국내 시민·사회 단체에서 회원들의 직접 투표로 사무총장이 선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투표 수 4853표 가운데 2453표를 얻어 장재연 후보(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를 249표 차로 누른 서 당선자는 “지역과 함께 하는 환경운동을 해달라는 회원들의 바람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벌써부터 어깨가 무겁다. 환경파괴 현장에서 더욱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월 말 열릴 대의원 총회에서 공식 확정 절차를 거쳐 최열 사무총장에 이어 환경연합을 이끌게 된 그를 1월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누하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남북 환경연대 모색

-앞으로 2년간 회원 수 8만6천여명의 거대조직을 이끌게 됐다.

=회원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환경연합이 되도록 하겠다. 대형 국책사업 반대운동 등 이슈 중심에서 벗어나 생활폐기물에서 수입 농산물 문제까지 실생활에서 나타나는 환경문제에 집중할 생각이다. 52개 지역조직과 중앙의 역할 정립을 통해 주민과 회원이 결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새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새만금 사업을 비롯해 경인운하·북한산 관통도로 등 환경현안이 빼곡한데.

=노 당선자는 환경철학이 거의 없다는 느낌이 든다. 절차적 민주주의와 이해관계 조정만 반복해 강조하고 있다. 새만금 사업이 안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해 사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기존 농지를 휴경지로 돌리면서 갯벌을 매립해 거대 농경지를 만들어내는 비상식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나. 절차로만 따져선 안 된다. 1조원이 투입돼 약 30% 정도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지금 그만두는 것이 오히려 낫다. 나중에는 10조원을 투입해도 망가진 환경을 복원하기 어렵다.

경인운하도 비상식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민자 유치에 나서자 기업들은 수입부족분을 정부가 보전해달라는 얘기를 한다. 그만큼 경제성이 없다는 얘기다. 수질오염과 환경파괴도 불을 보듯 뻔하다. 북한산 관통도로 문제도 상식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북한산은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국민에게 친숙한 산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환경파괴에 대항해 불교계까지 들고일어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1989년 안면도에서 시작해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 문제가 15년째 표류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고하라는 시민사회의 요구는 무시한 채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핵폐기물만 쌓이고 있다. 공급 중심 에너지 정책에서 소비 중심 에너지 정책으로 옮겨가야 한다. 핵발전소 축소라는 대전제 아래 현재 나와 있는 핵폐기물 문제에 대해 국민적 동의를 밟는 게 순서다. 새만금 사업은 농림부, 북한산 관통도로와 경인운하 건설문제는 건교부, 핵폐기물 처리장 문제는 산자부 소관이다. 각 부처의 조직이기주의로 인해 인수위에 보고조차 안 되고 있는 난감한 상태다. 취임 전 정책방향을 결정해야 하는데 심각한 상황이다. 더구나 새 정부의 10대 정책과제에서 환경문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고, 인수위에는 환경담당 위원이 단 1명도 없다.

-사무총장 선거 당시 남북 환경연대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공약했는데.

=남북 강 발원지 공동조사와 풍력발전기 지원, 비무장지대 생태 공동조사 등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남북 강 발원지 공동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북의 ‘미량분석센터’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잇단 홍수와 산림파괴로 북한지역 토양의 유기질 함량은 대단히 낮다.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유기질 비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 당국의 인식이다. 도로·철도를 연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 환경문제를 따져야 한다. 지금 환경영향평가도 하지 않은 채 연결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남북 환경협력위원회를 구성해 한반도 전체를 대상으로 통일에 대비한 국토종합계획안을 준비해야 한다.

서 당선자는 대학시절 농촌활동에서 만나 1981년 결혼한 부인(남인순 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과 함께 80년대에는 인천지역에서 노동운동을 벌였다. 지난 1991년 인천국제공항 건설 반대운동을 벌이면서 환경운동을 처음 접한 그는 1994년 인천환경연합 사무국장을 거치면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