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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사회 > 보도그뒤 목록 > 내용   2008년07월21일 제7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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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군사법원 “박 대위 무죄!”

스토킹 당하고도 강제 전역 위기에 놓였던 군악대장 항소심 결과… 대책위는 스토킹 가해자 송소령 고소 등 논의

▣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축하해요. 앞으로 다시 꿋꿋하게 군대 생활 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차혜령 변호사)

“정말 다행이에요. 그동안 고생 많았는데, 잘됐어요.”(이산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감사해요. 1심에서는 저 혼자 너무 힘들었는데… (울먹) 큰 힘이 됐어요.”(박아무개 대위)

직속 상관으로부터 “남자친구와 자봤냐” 등의 질문 공세와 더불어 한 달 수백 건에 이르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 등 성적인 스토킹을 당하고도 되레 항명죄 등으로 기소돼 강제 전역될 상황에 놓였던 ××사단 전 군악대장 박아무개(27) 대위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 지난 7월15일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아무개 대위(오른쪽)가 차혜령 변호사(왼쪽)와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산 활동가로부터 축하인사를 받고 있다.

“1심은 불리한 증거만 채택해”

국방부 고등군사법원 고등1부는 지난 7월15일 “사실관계를 보건대, 증인 송아무개 소령은 피고인을 고발한 사람이고 행정장교 김아무개 중위 등은 본부대장인 송 소령의 지휘를 받는 사람들이다. 김 중위 등의 일관성 없는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송 소령의 정당한 명령을 거부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박 대위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지난 4월1일 1심 재판부인 ××사단 보통군사법원이 내린 유죄 판결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1심 재판부는 박 대위가 2007년 9월27일 군악대장실에서 업무를 보라는 명령과 9월28일 군악대 예비사열에 참석해 지휘를 하라는 명령을 어긴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만 채택해 유죄를 선고했다”며 특히 두 번째 항명 혐의와 관련해 “송 소령이 군악대 예비사열에 참석할 것을 지시한 건 사실이지만 군악대장이 몸 상태 등을 호소하며 ‘참모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빠지겠다’고 하자 ‘그렇게 하라’고 답한 것은, 피고인으로서는 본부대장이 조건부 양해를 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1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은 일부 혐의 내용에 대해 ××사단 보통검찰부가 항소한 데 대해 “송 소령의 진술 외에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데, 본부대장의 진술만을 독자적인 증거로 인용할 수 없다”며 “검찰관의 항소는 이유 없다”고 밝혔다. 군검찰은 상고 포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21>은 705호 줌인 ‘여군 스토킹 사건의 진실’에서 이 사건을 처음으로 단독 보도한 뒤 706호 줌인 ‘박 대위가 유죄면 어떤 군인이 무죄죠?’, 707호 표지이야기 ‘여군 성폭력 백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건의 실체를 추적 보도해왔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한국성폭력상담소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등으로 구성된 ‘군내 스토킹피해자 지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환영 논평을 내어 “거의 1년 동안 수사와 재판 과정을 견뎌온 박 대위에게 지지의 박수를 보내며,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지 않은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와 함께 스토킹 가해자인 송 소령을 처벌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산 활동가는 “7월25일께 대책위 회의를 열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송 소령을 고소하거나, 국방부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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