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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독자마당 > 보도그뒤 목록 > 내용   2008년05월22일 제7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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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에서는 이깁시다

‘군악대장 스토킹 사건’ 피해자 구명활동 벌일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남성 상관에게 스토킹을 당한 여군이 되레 항명 등의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된 ‘군악대장 스토킹 사건’에 대해 군당국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 차원에서 이 사건을 올바로 해결하기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여성계가 중심이 되고 진보신당과 일부 변호사들이 합류한 대책위는 박아무개(27) 전 ××사단 군악대장에 대한 구명 활동과 더불어 군당국의 미온적인 자세를 규탄하고 이 사건을 홍보하는 일에도 나서기로 했다.


△ 5월15일 오후 서울 합정동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여성계인사 등으로 구성된 ‘군내 스토킹 사건 피해자 지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피우진 전 중령도 힘 합쳐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서울여성의전화, 춘천성폭력상담소, 춘천여성민우회, 속초성폭력상담소 등 여성 단체들은 지난 5월15일 ‘군내 스토킹 사건 피해자 지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꾸렸다. 대책위에는 이들 말고도 공익변호사그룹 ‘공감’과 진보신당, 군인권센터설립준비모임도 함께했으며 국방부의 부당한 인사 규정으로 인해 전역당한 뒤 소송을 진행 중인 피우진 전 중령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날 오후 서울 합정동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첫 회의를 가진 대책위는 우선 2심 재판에서 박 대위가 승소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박 대위는 지난 4월1일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으며, 박 대위와 군검찰의 항소로 현재 고등군사법원에 사건이 계류돼 있는 상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이산씨는 “박 대위가 무죄판결을 받는 것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없다는 데 뜻을 모았고, 이를 위해서 박 대위를 변론할 공동변호인단을 꾸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를 위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위원회 등에도 이번 모임의 취지를 전하고 공동변호인단 합류를 권유할 방침이다. 군인권센터설립준비모임 대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태훈씨는 “고등군사법원에서 법리 논쟁을 강하게 펼치기 위해서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리기로 했다. 평소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은 군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변호사들과, 개혁적 성향을 보여온 군검찰 출신 변호사들 일부에게도 적극적인 참여를 권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여성단체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한 재판모니터단도 별도로 꾸리고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군내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책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산씨는 “군대 안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더라도 구제책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또 예방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만큼,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제안을 국방부 쪽에 하자고 뜻을 모았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좀더 시간을 두고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런 ‘부드러운’ 대처 방식들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국가인권위가 군대 안 성차별 또는 성폭력 문제에 대해 직권 조사에 나서거나 연구용역을 발주하도록 하는 방안 △국회 국방위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도록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들과 접촉하는 방안 △국민에게 사건의 실상을 널리 알리고 공론화하기 위해 캠페인팀을 따로 꾸리는 방안 △법관이 아닌 일반 군인이 사실상 재판부 노릇을 하는 군사법제도의 문제점을 논의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제안됐으며, 일주일 뒤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군사법제도 개선도 논의하도록 하자”

임태훈씨는 “(여성계가) 초기 대응을 너무 못했다. 물론 너무 늦게 사건이 알려진 점도 있다”며 “지금이라도 이렇게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 진용을 꾸리게 됐으니, 국방부에서도 여성정책과 등이 나서서 여군들을 위한 활동에 나설 여지가 더 많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