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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 이야기 ] 2001년03월13일 제350호 

[음식이야기] 절묘하다, 살살 녹는 민물고기


사진/벌말메기매운탕.


김포공항 활주로 북쪽자락에 닿아 있는 ‘벌말’은 사방이 광활한 논으로 둘러싸여 마을 이름을 실감하게 한다. 90년대 초 마을의 출입구였던 농로가 포장되어 행주대교와 경기도 부천시를 잇는 외곽도로의 역할을 하면서 서울과 인천에서 손쉽게 오갈 수 있게 됐다. 농사일에 종사하며 어려운 살림을 이어오던 들녘 오지마을에 외지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지나게 되면서 마을 주민들의 생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1994년 ‘벌말매운탕집’이 문을 열어 크게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고, 마을 주민들은 물론, 살림이 어려워 이곳을 떠났던 사람들도 빈 집에까지 비싼 값을 주고 들어와 매운탕집 간판을 내걸게 되었다. 20∼30개의 매운탕집들이 줄지어 들어선 벌말매운탕촌은 이제 경인지역에서 웬만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소가 됐고, 벌말매운탕집을 연 김영임(65) 할머니는 마을 형편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원조할머니’가 됐다.

“사방이 수로와 질펀한 논으로 이어져 민물고기를 주식처럼 먹어왔는데, 민물고기라면 무슨 요리인들 제맛을 못 내겠느냐”고 말하는 김씨 할머니의 매운탕 솜씨는 확실하게 남다른 맛이 있어서, 고객의 90% 이상이 서울과 인천, 일산지역에서 찾아오는 단골고객이다.

벌말매운탕비의 매운탕 메뉴는 평소 손에 익었던 메기와 붕어, 미꾸라지가 주를 이룬다. 메기매운탕, 붕어매운탕, 붕어찜과 붕어조림, 미꾸라지매운탕(추탕) 등을 토속적인 소박한 찬과 곁들여내는데, 그 맛이 다른 지역에서는 맛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하다.


사진/벌말매운탕의 원조 김영임씨.


가장 인기있다는 메기매운탕의 경우, 유별나게 큼직한 탕냄비에 국물을 넉넉히 붓고 감자와 대파, 홍고추 등 야채류를 안치고 민물새우를 듬뿍 얹어 고추와 마늘 다진 양념과 함께 한바탕 끓인다. 야채가 푹 익고 양념이 알맞게 우러났다 싶을 때 탕감을 넣고 다시 느타리버섯과 깻잎, 쑥갓 등을 덧얹어 손님상에 낸 뒤 탕감이 알맞게 익도록 즉석에서 끓여가며 덜어내 먹는다. 이렇게 끓여야 국물은 국물대로 얼큰하면서 시원한 맛이 있고, 살은 살대로 제맛이 난다고 한다.

고객은 한결같이 야채와 민물새우에서 우러난 시원한 감칠맛과 입에 녹듯 부드러우면서 감미로운 민물고기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고 칭찬한다. 남은 국물에는 생라면을 끓여주거나 야채와 김가루를 넣고 밥을 비벼주는데, 이 역시 별미다. 메기매운탕(4마리: 3∼4인분) 2만5천원. 6년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주말엔 200석이 넘는 자리가 턱없이 모자라 새 건물을 짓고 있다.

나도 주방장/ 생새우순무김치

매운탕의 배필, 순무김치



벌말매운탕집이 크게 성공을 거두는 데 한몫을 해낸 별미로 매운탕맛 못지않은 강화 순무김치가 꼽힌다. 유별난 김치맛의 비법은 노지에서 자란 강화순무와 생새우에 있다.

* 재료선택: 강화 순무는 본래 가을에 한번 수확하던 것을 온실재배법의 발달로 1년 내 먹게 됐다. 온실에서 자란 순무는 모양은 예쁘지만 노지 재배한 진짜 순무에 비해 살이 무르고 향이 약한 것이 흠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못생기고 붉은 흙이 묻은 것을 선택해 하나쯤 썰어 씹어서 맛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담그는 법: 순무김치는 미리 썰어 절이지 않는다. 썬 즉시 양념에 비벼야 즙과 향이 씻겨나가지 않고 그대로 김치에 배어난다. 알맞게 썬 순무는 즉석에서 멸치액젓과 싱싱한 생새우를 넣고, 소금간을 하면서 파, 마늘, 고춧가루를 알맞게 비벼 김치냉장고에 넣어 되도록이면 저온에서 서서히 익힌다. 멸치액젓을 넣으면 밴댕이젓을 넣고 담근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주의할 점은 소금을 뿌릴 때 물을 한 차례 뿌려줘야 한다. 순무 자체에 수분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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