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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사회 > 사람과 사회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8년02월21일 제6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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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주식을 모아주세요”

경제개혁연대에서 기업비리 감시 운동 이끄는 김석연 변호사

▣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주주분들 중에도 정의감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경제개혁연대의 올해 기업비리 감시 운동의 맨 앞줄에 서게 된 김석연(44) 변호사는 주주들의 정의감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가 2월12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2008년 재벌 감시 운동의 방향은 대략 두 줄기다. 우리금융지주,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 ‘삼성 비자금 사태’에 얽힌 금융기관들의 3월 주총에 참석해 임직원들의 비리를 따지는 게 첫째다. 또 하나는 편법 상속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를 받고 있는 재벌기업 관련자들에 대해 대거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 중 두 번째 줄기인 주주대표 소송을 주로 맡아서 이끌게 된다. 주요 소송 대상은 (주)신세계, 현대자동차, (주)한화, 삼성카드다.

1998년 주주대표 소송 첫 승소 기록


△ 김석연 변호사는 재벌 비리 감시 활동을 위해선 소액 투자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사진/ 한겨레 탁기형 기자)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이기도 한 김 변호사는 초창기 재벌개혁 운동의 씨앗이던 주주대표 소송에서 이미 여러 차례 실무 주역으로 활약하며 족적을 남겼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6월 참여연대에서 제일은행 이철수 전 행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 소송의 담당 변호사가 바로 그였다. 이듬해 1심 판결에서 서울지방법원은 참여연대 쪽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국내 주주대표 소송 역사에서 첫 승소 기록으로 남아 있다. 제일은행의 완전 감자로 2심부터는 제일은행 법인이 원고 자격을 이어받아 소송을 진행했으며 2002년 대법원 판결에서 최종 승소했다.

김 변호사는 1998년 10월 역시 참여연대가 제기한 삼성전자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한 주주대표 소송에서도 담당 변호사로 활약했다. 이 소송은 국내 대표 기업을 상대로 한 것인데다 삼성그룹의 승계 문제와도 얽힌 사안이어서 재계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외국계 투자회사인 팬퍼시픽을 통한 삼성자동차 위장 출자,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재용씨에게 450억원의 전환사채를 싸게 발행한 일, 부실 계열사에 대한 특혜성 지원이 주요 쟁점거리였다. 3년 넘게 법정 공방을 벌인 뒤 나온 2001년 12월의 1심 판결은 재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이건희 회장 75억원을 비롯해 경영을 잘못한 이사들에게 무려 977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렸기 때문이다. 부실 경영을 초래한 재벌 경영진에 대해 손배 판결을 내린 첫 사례로 경각심을 일깨운 ‘사건’이었다. 2005년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도 승소의 기본 줄기는 이어졌다.

김 변호사는 “재벌 총수 일가의 불법 행위가 시정되지 않고는 ‘정의로운 사회’나 ‘공정한 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소액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주주대표 소송은 재벌의 불법 부당한 행태를 저지할 유력한 수단의 하나라고 그는 강조한다. 김 변호사는 특히 (주)신세계 주주들의 참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1998년 4월에 저질러진 일이어서 법적 시효의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주)신세계는 1998년 광주신세계 유상증자 때 ‘재무적 이유’를 들어 참여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광주신세계 지배권은 대주주 일가인 정용진씨에게 넘어갔다. 더욱이 당시 유상증자 가격이 5천원으로 저가여서 총수 일가에게 회사 이익을 빼돌렸다는 배임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0.01% 채우려면 소액투자자 참여 절실

주주대표 소송에 필요한 지분 요건은 0.01%다. (주)신세계의 경우 여기에 해당하는 물량은 1886주로 11억3천만원어치다. 기관투자가들이 나서면 금방 채울 수 있는 규모지만,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관투자가들은 큰 고객인 재벌회사에 밉보일 것을 걱정해 참여를 주저한다. 소액투자자들의 참여가 절실한 배경이다. 김 변호사 주도의 주주대표 소송에 참여하려면 거래 증권사에서 ‘실질주주증명서’를 발급받아 경제개혁연대(02-763-5052)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