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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인터뷰 > 사람이야기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7년02월08일 제6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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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가만가만, 꿈꾸듯 노래한 한강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한강이 노래를 불렀다. <여수의 사랑> <검은 사슴> <몽고반점>의 소설가 한강(37)이 말이다. 작사, 작곡에 노래까지 한 10곡을 담은 음반을 내며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비채 펴냄)라고 붙인 책은 ‘부록’이고, 책의 뒤편 연보라색에 싸인 CD 한 장이 ‘본편’이다.


△ 사진/ 한겨레 21 구둘래 기자

“이런 얘기를 하면 신기(神氣) 있다 그러는데, 저는 전혀 그런 사람은 아니거든요” 하면서 꺼내놓은 이야기에 따르면 그의 노래는 꿈속의 한 소절에서 시작되었다. “예전에 시를 쓸 때(그는 1993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쓰면서 데뷔했다) 가끔 그런 때가 있긴 했는데… 꿈에서 노래를 듣고, 그 노래 한 토막의 전체 모양은 어떨까 생각하다가 노래가 만들어졌어요.” 이렇게 시작되어 중얼거리다가 흥얼거리다가 만들어진 곡이 10곡, 20곡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악보다 생각하고 테이프에 ‘가만가만’ 노래를 녹음했다.

지인들에게 안부 인사를 하면서 노래 <12월 이야기>를 첨부해 보냈는데, 이것을 들은 비채의 이영희 사장이 음반을 내자고 했다. “재미로 내서도 안 되고 혼자 부르고 말면 되지 싶어서” 망설여졌다. 그때 <한정림의 음악일기> 콘서트의 가사를 써주면서 알게 된 한정림씨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른 사람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자고 한강은 제안했지만, 한정림씨는 한강 자신이 불러야 한다고 고집했다. 이 음악 선생님은 혹독했다. 많이 부를수록 매끄럽게 되는 걸 염려해 스튜디오에서 ‘한 타임’이라고 하는 3시간을 빌려서 녹음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제일 처음 노래는 마음에 걸려서 다시 하고 싶었는데 그대로 나갔다. 그래서 8번 트랙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에서 ‘사랑’을 말하는 음은 떨리고 1번 트랙의 눈물이 흐르는 뺨을 닦아주는 손이 옆에 있는 듯 실감난다.

“콘서트도 하셔야죠”라고 했더니 “전혀 그럴 생각 없는데 만나는 분들이 많이 그러시네요. 좁은 공간에서 아는 사람 몇 명과 함께 여는 콘서트도 좋을 것 같아요”라고 소박한 웃음을 짓는다. 조만간 기분 좋은 콘서트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