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1997년05월22일 제 158호 한겨레21

신한국당/“국민이 감싸줘야지∼”

신한국당은 최근 정치권과 대학가에서 논란으로 떠오른 김영삼 대통령의 하야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 달라는 <한겨레21>의 요구를 거부했다 . “그 자체가 말이 안 되는데 응답에 응할 경우 하야론의 실체를 인정 하는 게 된다”는 이유였다.

따라서 신한국당 대권주자들이 최근 ‘정치인과 시민 대토론회’에 참여 해 밝힌 입장을 통해 신한국당이 하야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살펴보 는 수밖에 없다.

신한국당 대권 주자들은 하나같이 하야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고 있다.아들의 문제를 가지고 대통령의 하야 운운하는 게 말도 안 될 뿐 아니라 헌정질서를 어지럽힐 뿐이라는 논리였다.


‘강경론’김덕룡 의원도 “국익 도움 안돼”

먼저 이회창 대표는 “김현철씨의 구속 등 사법처리와 김 대통령의 국정 수행은 별개의 문제로 봐야한다”며 “헌정중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찬종 고문도 비슷한 견해였다. “김 대통령이 아들 문제로 인해 불안정한 지위가 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하야는 물론 김 대통령의 탈당과 거국내각 구성주장도 반대했다. 그는 “김 대 통령 본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문민정부의 틀을 만들었고 아들을 포 함한 주변 비리세력을 구속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대통령이 행 정수반으로서 무사히 직무를 끝맺게 하는 것도 헌정의 발전”이라고 강조 했다.

대선주자 가운데도 현철씨 인맥이 있다며 반성하고 스스로 퇴진하라는 강 경론을 편 김덕룡 의원도 대통령의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무책임하고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한보사태로 나라 가 온통 표류하고 있는 와중에 대통령마저 당적을 떠난다면 집권당이 중 심을 잡는 데 문제가 발생한다”며 야당이 내세우는 김 대통령의 탈당과 중립내각 구성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도 분명이 했다.

이인제 경기지사는 “대통령은 탄핵에 의하지 않고서는 물러날 수 없다. 하야는 절대 안 된다”며 하야론에 대해 가장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헌정중단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그는 또 “현재 정치적 어려움이 있지만 김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국정을 돌보고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수성 고문은 이른바 불순세력이 득을 본다는 논리를 내세워 하야에 반 대했다. “대통령이 하야하면 북한이나 내부의 파괴세력 등 득보는 사람 이 따로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그는 “설혹 잘못이 있더라도 국민이 감싸줘 임기 끝까지 가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하야 논란의 당사자인 김영삼 대통령도 현철씨가 대선자금 잉여금 까지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자신에게까지 그 의혹의 눈길이 쏠리 고 있지만 자신이 결코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 지난 5월3 일 청와대 비서관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청와대가 흔들림 없어야 국 민도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임기말까지 최선을 다할 각오다”라고 밝힌 것이다.

결국 신한국당은 당을 위해서든 국가의 헌정질서를 위해서든 “하야만은 안 된다”는 입장인 것이다.

신승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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