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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사무국장과 함께 <조선일보>식으로 풀어본 역설의 해법  
 
사진/'국가보안법 난담'. 가운데가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사무국장
 
“내가 나쁜 짓을 했나?”
짐짓 떨리는 목소리로 김어준이 물었다. “형, 사실은 오늘
그 사이트에 들어갔거든….”
“아직도 포르노사이트나 들어가고 그러냐?”
“말고… 새로 생긴 dprkorea.com몰라?” “아, 새로
생겼다는 북한 사이트. 그거 국가보안법 위반이야.”
이 쾌도난담을 읽은 공안검사들은 정말 고민할지도 모른다. 김어준을 즉각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러다 김어준말고 다른 출연자를 섭외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광화문에서 인공기가 휘날린다면…
김어준 : 의외로 깔끔하게 잘 만들었대.

김규항 : 국가보안법 7조 고무 찬양.

김어준 :‘인터넷 비즈니스맨’의 입장에서 한번 참고한 것뿐인데.

김규항 : 그건 자네 주장이지. 별 생각없이 그 사이트에 들어갔는지, 북한과 선을 대려고 했는지는
어디까지나 공안쪽에서 정할 문제야.

김어준 : 법고시에 독심술 과목도 있나?

김규항 : 초능력집단이지. 그러니까 사람의 머릿속을 읽고 처벌하는 거고.

김어준 : 지난주 조계사 무협영화에 이어 이번엔 SF영화군.
이번주엔 주제를 좁혀보기로 했다. 한국사회를 대표적으로 ‘골 때리게’ 하는 국가보안법.
이것은 과연 말이 되는 법인가. 이 문제를 집중탐구하기 위해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사무국장을
초대손님으로 모셨다.

김규항 : 박 국장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게스트도 모셨으니 토크쇼 비슷하게 진행해보죠. 제가 요즘
느끼는 것은 국가보안법 개폐운동이 활발한 만큼, 국가보안법을 유지하려는 세력의 논리 또한 날이
갈수록 정교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조선일보>에 실린 논설을 읽어보면 어찌나 그럴싸한지, 우리야
그렇다 쳐도 특별히 입장이 없는 사람들에겐 제법 설득력 있겠다 싶던데요.

김어준 : 규항이 형하고 저하고 같은 편하죠. 막 <조선일보>식으로 공격해보는 거야. 그래서 박 국장님을
코너로 몰아붙이는 거지. 신문을 보니까, 국민회의에서 7조 고무찬양죄는 없애기로 방침을 정했다는데….
근데 박 국장님, 국가보안법 이거 정말 없애야 합니까?

박래군 : 국가보안법이 없어지면… 운동권이 해이해지지 않을까요?(웃음)

김어준 : 국보법 폐지반대 논리 중 가장 웃기고 선정적인 건데…. 폐지될 경우 광화문에서 인공기를
날려도 잡아갈 수 없다는 거예요. 박 국장님 국보법 없애면 정말 인공기 날릴까요? 

박래군 : 날릴 수 있겠죠.

김규항 : 그럼 그게 어떻게 되는 거지?

박래군 : 인공기 휘날리고 만세 부르고… 미친 놈 취급받지 않을까요.

김규항 : 그렇군요. 법 이전에 맞아죽겠네. (웃음) 선동효과도 전혀 없고 말야. 그게 다 트집잡자고 하는
소리라는 게 드러나는군요.

박래군 : 국가가 크게 위협받거나 공공질서가 깨지거나 그러지는 않겠죠.

김어준 : 에이, 공공질서는 깨지겠죠. 사람들이 너무 재밌어서 서로 보려고 난리가 나서 도로를
점거하고 그러겠죠. 음. 인공기 흔드는 사람보다 구경거리 났다고 그걸 보려고 몰려드는 사람들에 의해
공공질서가 무너지겠군. <조선일보>가 걱정할 만하군. 이거 심각한 도로교통법 위반 아냐. (웃음)

김규항 : 집시법 위반으로 잡아넣을 수도 있고. 실정법으로 다 되는 거지.

김어준 : 인공기 휘날리는 거말고 성조기 불태우면 아직도 잡히나.

박래군 : 그건 국가보안법 7조1항 이적단체 고무찬양죄로 걸 수 있죠.

김어준
: 미국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된 적이 있는데, 결국 무죄로 판명났어요. 그 논리가 뭐냐면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기 위해 국기를 태우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고,
국기모독이 아니라는 것이죠.

박래군 : 오늘 신문에도 비슷한 게 났어요. 미국으로 도피한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을 미국이 한국에
인도할 것인가. 미국이 거절했거든요. 대한민국에서의 국보법은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법이기
때문에 자기 법에 안 맞는다는 거죠.

김규항 : 재밌는 일이야. 미국에선 성조기 태워도 처벌받지 않는데, 한국에선 성조기를 태운다고
처벌받는다. 그런데 우스개 삼아 얘기하면 국기는 원래 태우는 거예요. 초등학교 때 배웠잖아…
국기가 더러워지면 버리는 게 아니고 태우는 거다.

김어준 : 그럼 태우기 전에 빨리빨리 더럽히고 태우면 무죄겠네…. 야 국보법 안 걸리기 쉽다! (웃음)
 
공안검사들을 위한 철밥그릇 작전?
김규항 : 개폐론자들은 남북교류시대에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것은 현실에 맞지도 않고
법체계상으로도 모순이라고 주장하는데… 북한 헌법은 엄연히 남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거든요.
북한이 대한민국을 전복시키겠다는 방침을 포기했다는 정황증거도 전혀 없고. 이 상황에서 어떻게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안 볼 수 있습니까?

박래군 : 대법원 판결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설사 유엔동시가입을 했고 남북이 서로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라도, 반국가단체는 여전히 반국가단체다.

김규항 : 우리쪽은 바뀌더라도 저쪽 헌법이 반국가단체라고 하면 결론적으로 반국가단체라는 건데.

박래군 : 헌법 조문 자체로 보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는 대한민국이지요. 그 모든 부속영토까지
우리 것이고요. 문제는 그 우리의 일부 영토를 장악하고 있는 북한이 나쁜 놈들이 되는 거지요.
국보법은 헌법에 귀속되는 건데… 사실 이 조항은 헌법 전문에 나오는 평화통일 조항과 모순되는 거지요.

김규항
: 그러고보니 이게 바로 용공이군. 결국 북한 헌법을 따르겠다는 이야기니까 말야. 결국 이것도
어거지 논리라는 게 드러나는 거지.

박래군 : 어떤 국가보안법 존치론자가 이런 말을 하대요. 바이마르공화국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너무 많은 정치적 자유를 허용했기 때문에 나치가 들어섰다는 거죠.

김어준
: 그러니까, 거기에 국가보안법이 있었더라면 나치가 발을 못 붙였겠다? 그런 논리인가요?

김규항 : 또 하나의 논리는 문제는 국가보안법 자체가 아니라, 독재정권 시절에 오남용된 거라는 거죠.
악용된 사례가 있다면 잘못된 정치 탓이지, 법 자체의 탓은 아니다. 정말 그럴싸하지. (웃음)

박래군 : 그게 바로 DJ정부 초기 박상천 법무장관의 신공안논리였지요. 국보법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나중에 고치자… 엄격히 적용해 오남용을 막겠다는 건데. 국가보안법의 법조문 자체가 오남용 가능성이
많게 만들어졌어요. 유추해석이 가능한 조항들이 너무 많아요. 완전 백지수표지요. 몇십만원에서
몇억까지 그냥 쓰기만 하면 되는. 백지법률이라고 할까….

김규항 : 백지수표 같은 법이라… 근사한 말이군요.

박래군 : 그러다보니 어거지가 생기지요. 최근에도 소설 <태백산맥> 가지고 고민한다는 거 아닙니까.
이 책이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지 전문가 의견을 물은 뒤 처리하겠다는 건데… 누구 의견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완전 장난이지. 또 지난해 안양의 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잡혀갔다
왔는데… 그 사람들도 옛날엔 운동을 했겠지요. 근데 지금은 주부컴퓨터교실 같은 걸로 성격이
바뀌었거든요. 근데 DJ가 집권을 했는데도 무리하게 옛날 행적을 수사해서 ‘이적행위’로 처벌을
했거든요. 이건 제가 판단할 때 밥그릇 유지 수단이라고 봐요. 공안검사들의 철밥통을 유지하기 위한.

김규항 : 하긴, 일이 적어지면 그쪽도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겠죠.

박래군 : 가장 크게 걸리는게 7조 위반이에요. 1항 찬양고무, 3항 이적단체 구성가입, 5항 이적표현물
제작배포, 이 세 가지가 국가보안법 7조인데… 전체 국가보안법 위반자의 90% 이상이 이 7조의
적용을 받죠. 하지만 전체 국가보안법 사범 90% 이상이 실형을 안 받아요.
1심에서 다 나오거든요. 무리한 구속이라는 거죠.

김어준 : 그러니까, 최근의 국보법 위반사례는 결국 공안검찰의 ‘직업안정화대책’의 일환이다…
이런 말이 되겠네요.

김규항 : 미국의 방위산업을 위해선 어디선가 계속 전쟁이 있어야 하고, 그래서 미국이 국지전을 사주
방조한다는 얘기와 비슷한 거지.

박래군 : DJ가 들어서자마자 공안부서를 축소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반대로 더 늘어났어요.
결국 밥그릇 지키기에 성공한 셈인데….

김어준 : 경제도 어려운데 직업안정화대책을 펴는 그들의 고충을 이해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김규항 : 남에게 아픔을 주면서까지 ‘실업극복’을 해야 하나?

김어준 : 푸하. 농담입니다.

김규항 : 자네 진짜 그렇게 생각하지. (웃음)
 
'최소한 7조 폐지'의 의미
박래군 : 또 하나 얘기하자면… 국가보안법 얘기를 할 때마다 “양심수가 몇명이다”는 걸 강조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양심수 문제만 말하면 남의 이야기가 되거든요. 운동권의 문제로. 이게
아니거든요. 모든 국민들이 국가보안법의 잠재적 용의자라는 걸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어준 : 인권운동사랑방에선 요즘 국가보안법 폐지가 아니라 ‘최소한 7조 폐지’로 방침을 바꿨다면서요.

김규항 : 서준식 선생이 변절했다는 얘기까지 들리던데.

박래군 : 어느 나라든 간첩을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은 있거든요. 그건 국가보안법이 아닌 다른 법률로도
충분히 처벌할 수 있지요. 그런데 7조는 간첩이 아닌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법률입니다.
사실 간첩이 아닌 경우 다 7조로 걸려요. 그리고 이 7조 조항들은 국가보안법에만 있고요. 원래 다른
나라에서도 보안법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공산주의자를 표적으로 삼다가 나중에는 점점 내부의 적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게 됩니다.
그래서 공안세력은 꼭 이 조항만은 남기려고 하죠. 사실 유엔인권위원회 등 국제사회가 비난하는
국가보안법이라는 것도 바로 이 7조거든요. 이걸 폐지하면 사실상 국가보안법 전체를 없애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김어준 : 음… 내가 구속되지 않으려면 이 운동에 동참해야겠군.
다시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 따져보자. 김어준은 인터넷상에 떠 있는 북한 정부의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그리고 북한 음악을 링크했다. 자기 사이트로 가져온 게 아니라 북마크했을 뿐이다.  마치 <한겨레21>에서
북한 사이트 주소를 소개하듯이. 이랬을 경우….

박래군 : 이적표현물은 원래 소지했으면 탐독한 걸로 보거든요. 그럼 링크한 것 자체도 탐독한 걸로
볼 수 있지요.

김규항 : 또 예수 생각이 나는데…. 예수가 “인간이 율법을 위해 있는 게 아니라 율법이 인간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는 얘길 했어요. 그 당시의 율법이란 게 얼마나 비인간적이었는가를 예로 들어보죠.
안식일 날 담장이 무너져 사람이 깔렸어요. 피를 철철 흘려가며 죽어가는데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거죠. 안식일날은 아무것도 하면 안되니까. 그 상황에 대한 율법의 판정은, 응급조치는 할 수 있지만
사람을 꺼낼 순 없다는 겁니다. 어준이가 북한 사이트에 들어간 걸 두고 국가보안법이 어떤 판정을
내릴지 누구도 모르잖아요. 법이라는 게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어야 그걸 지키든 어기든 하는 건데,
내가 지금 법을 어기는 건지 지키는 건지를 알 수 없다면 그건 더이상 법이 아니죠.
국가보안법은 결국 우리가 지킬 수 없는 법이라는 얘기고, 예수 시대의 율법 그러니까 기원전의 법이라는
얘기죠.

김어준 : 사실 국가보안법은 이제 드디어 강적을 만난 거라고 봐요. 인터넷이라는 신문명과 부딪치면서
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요. 과거 이적표현물은, 막으려면 어떻게든 막을 수 있었는데 이제
국가권력으로도 컨트롤을 할 수 없는 세계가 펼쳐지고 있거든요.

박래군 : 우리나라는 인터넷도 막고 나서겠다고 할 겁니다.

김어준 : 몇년 전 그런 일이 정말 있었어요. 전세계 네티즌들이 홈페이지를 만들고 사용하는 지오시티라는
사이트에 북한관련 홈페이지가 떴는데, 그거 하나를 막기 위해 지오시티 전체를 못 들어가게 막은 겁니다.
이거 정말 국제적으로 망신도 보통 망신이 아니었어요. 국보법은 이제 자기 스스로 그 후진성을
이런 식으로 드러내게 될 겁니다.
 
삼국시대법이냐, 기원전법이냐
김규항 : 다른 선진국에도 국가보안법 같은 게 있다고 하셨죠? 국가가 있으니 간첩 잡는 법은 있을 텐데….

박래군 : 비슷한 법은 다 있어요. 서구 선진국에도요. 문제는 사문화돼 있다는 거죠. 그걸 적용하려단
자유와 충돌하니까. 미국은 심지어 매카시 때마저도 그 법을 적용하려다 실패했대요. 대법원에서
깨졌거든요. 반면 개발독재로 갈수록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같은 데는
우리나라처럼 정치적 반대세력 때려잡는데 써먹고 있죠.

김어준 : 삼국시대랑 비교해보자구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있는데, 신라백성들이 그저 “백제 그쪽 땅이
비옥해 농사 잘되고 살기 좋다며…” 했다고 포졸들이 잡아갔다고 하면, 지금 생각하면 같은 민족끼리
정말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할 거 아닙니까…. 한 100년 지나 후손들이 지금의 우리를 보면 똑같은
느낌으로 비웃을 거라고 봅니다. 국가보안법은 삼국시대 수준의 사고방식이라는 거죠.

김규항 : 기원전법에다 삼국시대 법이라… 자 이제 그 얘기와 연결시켜 도.감청 문제를 말해보죠.
국감의 큰 이슈였는데… 오늘 우리가 국가보안법을 희롱하는 이유도 인권을 이야기하기 위해서고….

김어준 : 삼국시대법이 더 맞는 표현이라니까. 하여간 도감청 문제는 아직 정확한 사실확인은 안 된
상태인 것으로 아는데… 심증은 가지만 확증이 없는….

박래군 : 우리나라의 경우 범죄자를 잡기 위해 검찰과 경찰이 감청할 수 있는 게 150종이라고 합니다.

김규항 : 누구한테 허가를 받는 건가요?

박래군 : 법원이죠. “범인을 잡아야 하니까 이러저러한 내용의 감청을 허가해 주십시오” 하고 신청하는
경우가 150종이라는 겁니다. 다른 나라, 일본의 예를 들면 4종에 불과하지요.

김규항 : 150종과 4종… 정서적으로 봐도 대단한 차이가 있는데. 허가 확률은 얼마나 되나요?

박래군 : 법원에 신청하면 98% 내준다고 합니다. 일본법원은 정반대로 99%를 기각한대요. 1% 겨우
내주는 거죠. 그러니까 “정말 그 방법 아니면 그 범인을 검거할 수 없다”고 판단할 때만 허가하는 거죠.
우리나라는 “범인 잡으려면 얼마든지 하라”는 거고.

김어준 : 도청은 당연히 법원의 허가없이 하는 걸 말하는 거겠죠?

박래군 : 그렇죠. 그건 불법이니까. 시민단체 사람들은 모두 사무실 전화가 도청된다고 믿고 있을 정도니까.

김규항 : 사실 국민들의 정서도 문제죠. 국가보안법뿐만 아니라 이 문제 역시 모든 국민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문제거든요. 그런데 그다지 저항감이 없어요.

김어준 : “나쁜 놈을 잡자는데… 사기꾼을 잡자는데… 감청을 해야 될까요”하고 물어보면 인권의식이
성숙한 나라에서는 “그래도 안 된다”고 답할 겁니다. 그런데 우리네 의식의 밑바닥엔
“나쁜 놈은 함부로 다뤄도 된다”는 정서가 깔려 있어요. 이건 약자, 소수의 인권은 좀 덜 보호받아도
된다는 정서와 통하는데, 우리가 용의자를 함부로 다루는 거나 동남아 노동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거나
그 뿌리는 같다는 거죠. 이건 또 목적을 위해 수단이 정당화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과도 통하는데,
군바리정신이 남겨놓은 거라고 봅니다.

박래군 : 그렇죠. 감청을 하면 그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친구들이 다 피해를 입는 건데…
자기는 나쁜 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김어준 : 철저히 강자의 논리에요. 1등, 센 놈, 이긴 놈… 그 논리를 따라가고 그쪽으로 사회화되고
세뇌된 거지요. 감청대상? 넌 나쁜 놈… 넌 우리 편 아냐… 너는 좀 인권탄압당해도 돼… 그렇게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규항 : 그러다 자기가 당하는 거지. 국정원 퇴직하면 지가 감청당하고…. (웃음)
 
인권을 교육하지 않는 사회
박래군 : 통신비밀법 개정안에는 여전히 국정원이 36시간 동안은 영장없이 긴급감청을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 조항 자체를 없애야 합니다.

김어준 : 초등학교에서 인권교육부터 해야 합니다.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고 누려야할 스스로의 권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인권침해에 저항할 수 있겠어요. 배워본 적이 없으니까, 당해도 모른다니까.
나에게 이러저러한 권리가 있음을 알려주는 곳이 없잖아요.

박래군 : 아직도 낡아빠진 충효교육을 시키잖아요? 복종의 관습화지요. 통치만 잘해먹으려는.
“너에겐 저항권이 있어, 국가가 잘못하면 저항해야 돼.” 이런 건 안 가르치거든.

김규항 : 안 가르쳐도 박 국장님처럼 삐딱해진 경우도 있죠. (웃음)

박래군 : 독일의 장애인들은 유아 때부터 비장애인들과 함께 교육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함께사는
법, 배려하는 법, 차별하지 않는 습관을 자연스레 체득시켜 주고… 우리는 이게 안 되잖아요.

김규항 : 어릴 때부터 인권을 가르치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야 국가보안법 같은 게 발을 못 붙이겠죠.
이제 끝낼 때가 됐네요. 어준이, 오늘의 결론.

김어준 : 첫째, 국가보안법은 백지수표다. 둘째, 국가보안법은 기원전법이고 삼국시대법이다.
셋째, 도.감청은 ‘범죄자들’만의 문제인가. 마지막으로 오늘은 좀 썰렁했다. (웃음)

김규항 : 영양가 있는 얘길수록 썰렁한 데가 있는 거야. 그나저나 박 국장님, 국가보안법에
‘국가보안법 모독’에 관한 조항은 없죠?

박래군 : 오늘 쾌도난담 자체가 ‘이적표현’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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