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386’해킹해버려?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일부 젊은 피… 최고 해커 ‘해적님’은 어디 계신가

이렇게 애처러울 수가.

설 연휴로 한주를 쉰 사이 김어준은 반쪽이 됐다. 달걀형, 굳이 표현하자면 콜롬버스의 달걀처럼 변한 대보름달 얼굴. 몸무게가 8kg이나 빠졌다고 했다. 다이어트라도 한 걸까. 그는 앓는 소리로 말했다. “급성장염에 걸려 입원을…. 아무것도 못 먹고….” 그러나 김규항은 따뜻한 위로 한마디는커녕 대담 내내 장난스런 구박으로 일관했다. “너 오늘 어째 바보 같은 소리만 한다. 니 지력이 살에서 나오는 모양이지?”

한나라당은 야당인가

김어준 (밝은 목소리로) 형 오래간만이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김규항 (질문을 무시하며) 너 데모해봤니?

김어준 뭐 그땐 다들 했지.

김규항 혹시 정치권에서 영입제안 같은 건 온 적 없니?

김어준 푸하, 없어.

김규항 의외군, 386에다 영향력 10위권의 언론사 총순데. 이번 총선에서는 수도권에 386 공천들 한다고 난린데 그 얘기 좀 해봐라.

김어준 근데 386이란 말은 누가 처음 쓴 거야?

김규항 나도 몰라. 하라는 얘기나 해.

참고로 386이라는 용어는 서울 동숭동의 문화카페 ‘동숭동에서’의 멤버이자 현재 인터넷업계에서 활동중인 한창민씨가 처음 만들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김어준 386 그거 뭐, 거의 마케팅 용어 아냐?

김규항 음, 괜찮은데.

김어준 요샌 정치 마케팅 용어 같기도 하고.

김규항 계속 해봐.

김어준 이해가 안 가, 요새 왜 총학생장 출신들이 한나라당 입당하잖아.

김규항 뭐가 이해가 안 가?

김어준 왜 한나라당이냐구. 뭐 그렇다고 민주당 들어가라는 건 절대 아닌데. 요즘 옵션도 많아지고 있고…. 한나라당이 야당도 아닌데 말이야. 걔네가 무슨 야당이야.

김규항 야당이지.

김어준 무슨.

김규항 탄압받는 야당. (웃음) 정당이란 건 이념으로 나눠져야 하는 거 아냐?

김어준 지역정당이 돼야 하는 거 아냐? (웃음)

김규항 우리나라 정당엔 이념적 구분이 없잖아. 민주 반민주 구분도 예전 같지 않고 이젠 이해관계로 가는 건데 정치란 게 상행위에 불과하니까, 386 입장에선 자기를 비싸게 쳐주는 데 파는 거고. 한나라당이란 게 조금 걸리긴 하지만 크게 걸리진 않는 거지.

김어준 걔네가 피터지게 싸웠던 대상이 걔네 아냐? (웃음)

김규항 어허, 지금은 야당이라니까. (웃음)

김어준 왜 요즘 시민단체에서 과거 정치경력 묻잖아. 지금 당장은 몰라도 5∼10년 지나면 과거를 돌아보고 그 시점에서 시대적 정당성을 냉정하게 되물을 것이고, 정치경력에 꼬리표로 평생을 따라다닐 텐데. 거래가 있다고 해도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조금만 길게 생각한다면 그건 정말 손해라고 보는데. 다른 것 다 제쳐두고라도, 자기들이 싸웠던 대상이 만들어낸 당에 들어간다는 거….

김어준의 순진한 소리?

김규항 상식적으로 걔들이 먼저 한나라당을 우선으로 생각하진 않았겠지. 하지만 민주당 공천이 어렵다면 어떤 판단을 하겠어. 대학입시가 전공이 아니라 성적 위주로 가는 것과 비슷한 거지. 입장이고 뭐고 일단 공천이 제일 중요하니까.

김어준 그렇다 하더라도 말야….

김규항 가령 임종석 같은 친구가 김한길하고 공천경합을 하고 있단 말야. 유력하다고 하는데 며칠 전만 해도 불안한 상황이었지. 임종석이면 특등품인데 다른 친구들은 결코 만만한 상황이 아니지.

김어준 하여간 난 이해가 안 간다 이거지. 그냥 5년 뒤면 이건 아니라고 보거든.

김규항 나는 니가 이해가 안 가는데. (웃음) 왜 그렇게 순진한 소리를 자꾸 하냐. 우리나라 사람들이 근본이니 계통성이니 하는 것들을 중요시하는 듯하지만 다 겉치레일 뿐이야. 실제론 아무것도 안 따져.

김어준 크윽. (트림) 이게 대답이다. (웃음)

김규항 우리나라가 공화정이 생긴 이후 한번도 여야가 바뀐 적이 없었잖아. 그러니까 전통적으로 남아 있는 인식이 여는 반공극우고 독재이고….

김어준 불의고….

김규항 야는 그에 반대해서 투쟁하는 개념이었는데, 정권교체 되면서 이게 뒤집혔잖아. 여가 여가 아니고, 야가 야가 아닌 거지. 너도 지금 한나라당이 무슨 야당이냐고 하는데… 야당은 야당이지.

김어준 여당이 되지 못해 남겨진 나머지 자투리는 무조건 야당인가? (웃음) 기존의 기득권 체계가 여전히 공고한데, 그 기득권을 기반으로 한 사람들이 야당이라니…. 웃긴다.

김규항 어쨌든 여나 야나 이념적으로 다른 게 없잖아. 얼마간의 도덕적 차이가 있을 뿐이지.

김어준 현재의 여는 보수고, 야는 극우지. (웃음) 난 대충 그렇게 봐.

김규항 한나라당에도 극우 아닌 사람이 있고 공동정권 자민련엔 극우 많아. (웃음) 지금 386 중에 민주당에 줄서고 있는 쪽이나 한나라당에 가서 화환 걸고 있는 쪽이나 뚜렷한 이념적 차이는 없잖아. 이념이랄 것도 없지만.

김어준 진보정당도 꿈틀하고 있는데 차라리 그쪽으로 가든지.

김규항 넌 지금 학생운동 출신이 제도권 정치에 대해 무원칙한 입장을 갖고 막 줄을 서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잖아. 얼마 전 어떤 여성 정치지망생한테 들은 건데. 자기는 학생운동, 청년운동, 사회운동, 그 다음엔 정치… 이런 식으로 스텝 바이 스텝 올라왔다 이거야. 정당하게 공천받고 정치를 할 만한 능력과 이력을 가지고 있단 말이야. 사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그게 가능해야지. 문제는 진보적인 이념을 가지고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한테는 제도권 정치에 들어갈 만한 정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지.

김어준 어떻게 운동하다 정치할 수 있냐, 뭐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잖아 지금.

김규항 그러니까 그 구분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는 거야. 어떻게 학생운동하던 놈들이 지저분한 정치판에 뛰어드냐 하는 식의 정서적 공격은 굉장히 부정확하고 위험한 거야. 중요한 건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어떻게 지키고 발전시키는가 하는 문젠데 공천부터 줄을 선 친구들한테 그런 기대를 한다는 건 코미디지.

김어준 마치 <조선일보>가 문화면을 통해 자기색깔을 희석시키듯, 한나라당도 젊은 피들 통해서 뭔가 이미지 변신을 하겠다는 건데. 문화면이 곧 <조선일보>가 아니듯, 그 사람들이 들어가서 제 지분을 갖고 제 목소리를 내겠어? 이용만 당할 텐데.

김강자의 ‘반미투쟁’

김규항 국회의원 보좌관 하는 친구들하고 얘기를 해보면 그쪽 인생엔 포기하기 힘든 도락이 있어. 이를테면 연애경험이 없는 사람이 바람나면 포기가 잘 안 되는 거랑 비슷한 건데. (웃음) 장관이다 대학총장이다 해서 국회의원보다 못할 게 없는 직위를 지낸 사람들이 잔뜩 욕만 먹는 정치판에 공천받으려고 로비하고 그러잖아. 우리가 볼 땐 참 어리석은 짓이지만 당사자들한테는 국회의원으로 행세하는 게 대단한 데가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발악들을 하는 거지.

김어준 하여간, 난 이해해줄 수가 없다. 형은 주고받는 거래로 보면 이해간다고 하는데, 난 냉정하게 손익계산해도 손해라 이거야. 1∼2년 하고 말 건가.

김규항 내 말은 386 딱지를 달고 한나라당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아예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거야. 우리가 말야, 외도한 친구가 상의하자면 들어줄 수 있어. 위로도 하고 야단도 치고 말야. 근데 친구가 고아원 하면서 아이들을 성추행했다면 그건 그냥 의를 끊는 거야. 니가 자꾸 이해가 안 간다고 하는데… 원희룡 같은 친구한테 가서 “차라리 민주노동당으로 들어가시지 그러냐”고 해봐라. 그럼 혼자 그럴 거야. “야, 김어준 진짜 착하구나.” 우리가 짐승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넘어서지 않아야 할 선이 있어야지.

김어준 아, 맞아. 갑자기 생각났어. 형,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게. ‘김강자의 미아리 실험’에 대한 재밌는 얘기가 있는데….

갑자기 화제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김어준이 딴소리를 해대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김규항 말대로, 아프고 나서 좀 이상해진 것일까. 그러나 재미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살려주기로 했다. 눈 질끈 감고 조금만 들어보자. 싫은 사람은 얼굴 찡그리지 말고 곧장 이 페이지 ??째단 ??째줄로 직행!

김어준 김강자 서장이 미아리에 단수·단전을 하고 그러는데, 이것을 어떻게 볼까 딴지일보 기자들이 논의를 했거든. 그런데 이렇게 결론을 냈어. 첫째, 미 제국주의자들을 몰아내고 국가기강, 민족정기를 올곧게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김규항 무슨 뜻이야?

김어준 청량리도 있고 용산도 있고 그 밖에도 많은데 왜 하필 미아리 텍사스냐 이거지, 텍사스. (웃음)

김규항 미아리는?

김어준 미아리는 빼고. (웃음) 미국의 텍사스를 전면공격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거지.

김규항 인민군이 미아리로 넘어온 거랑은 관계없나? 철사줄에 꽁꽁 묶여… 단장의 미아리 고개….

김어준 관계없고. (웃음) 두 번째가 국가경제부흥론이야.

김규항 우리가 지금 뭔 이야기를 하는 거지? (웃음)

김어준 미아리 텍사스를 공격하면, 이 사람들이 숨어들어 가격이 상승하잖아. 경기부흥과 그럼으로써 국가의 총체적인 부를 상승시킨다….

김규항 386과는 아무 관계없나?

김어준 없지.

김규항 주고객은 30대지. (웃음) 체력과 재력이 조화된 세대, 386…. (웃음)

김어준 또 하나가 문화탄압론이야.

김규항 그건 또 뭐야.

김어준 미아리 텍사스에 무슨 공연 같은 게 있대잖아. 그래서 공연문화를 저해하는 탄압이다…. (웃음)

김규항 너 아직도 아프니? (웃음) 원래 하던 얘기 하자.

다음 세대를 욕할 자격이 있는가

김어준 386 얘기 또 해?

김규항 지금 정치권에 줄 서는 386, 그 친구들은 사실 이미 386이 아니잖아. 그치? 그 세대 수많은 청년들의 희생으로 생겨난 아우라를 사유화한 장사꾼들이지.

김어준 난, 386세대에 대해서는 희망을 가져도 좋다고 봐. 이 사람들은 20대라는 연령대에서만 가능한 그 특유의 자유와 즐거움을 시대의 무게에 눌려 마음껏 누리지 못한 세대잖아?

김규항 자청한 거 아닌가? (웃음)

김어준 누리지 말라고 했지. 그때는…. 하여간 지난 시절에 대한 회한이랄까. 그리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들이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아쉬움…, 뭐 그런 것들이 여전히 그 세대 속에 잠자고 있고, 그런 게 앞으로 계기만 있다면 커다란 동력으로 작용할 거라고 봐.

김규항 그러니까 진보에 대한 열망 같은 게 남아 있다는 거지.

김어준 요새 설날의 가정풍경이 조금씩 바뀌는 것도 이 세대가 가진 진보성이 일상에서 표출되고 있는 작은 예라고 봐.

김규항 386세대는 군대로 치면 구타가 없어지는 과도기세대지.

김어준 형은 때렸지? (웃음)

김규항 386은 이념은 근대적이었데 일상의 정서는 여전히 전근대적인 세대라는 거지. 가령 나이나 학번을 따진다든가 집단주의에 익숙하다든가 하는 건데, 우리 다음 세대들은 확실히 달라.

김어준 근데, 386에게 있는 것 중 걔네한테는 분명히 없는 것이 있다니까.

김규항 우리 386세대의 문제는 그 청산과정이 너무나도 졸렬했다는 거야. 80년대의 한국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진보인텔리들이 출현했지. 그런데 이 사람들이 마치 카드섹션의 카드들처럼 하루아침에 돌아서서 집으로 돌아갔단 말이야. 90년대 사회주의 붕괴와 우편향의 분위기만으로는 다 설명이 안 되는 거야. 학생운동이라는 게 운동권 선배에 대한 신입생의 호감에서 시작하는 건데 그런 꼴을 본 후배들이 운동권에 질리는 건 당연한 거지. 그런 우리가 90년대 학번에 대해서 덜 진지하다느니 사회의식이 부족하다느니 비난하는 건 참 뻔뻔스런 일이지.

김어준 지금 90년대 학번들을 비난하자고 하는 게 아니고 다르다는 거야.

김규항 80년대 386운동권 100명 가운데 10년이 지난 오늘 여전히 정치적 긴장을 갖고 사는 사람은 단 한명도 찾기 힘들지. 요즘 애들은 운동권이 아예 다섯명도 안 되지만 10년 뒤에 그 중에 두세명이 남는다면 그게 더 유익한 거지. 대학생 시절에 운동권 하는 건 별게 아냐. 김종필 같은 사람도 20대 때 사회주의자가 아니라면 가슴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잖아.

김어준 그건 맞는데 얘네들한테는 386세대가 안고 살아가는, 뭐랄까 반드시 원해서가 아니라 일정 정도는 시대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안고 가게 된 것들…. 뭐 개인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그런 게 있는데, 그래서, 386은 모두 한꺼번에 건드릴 수 있는 코드도 있고…. 그런데 이 세대는 그런 게 없는 것 같아. 물론 이 친구들이 체질상 훨씬 더 진보적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각개전투는 가능해도 전쟁은 이제 불가능해진 세대가 아닌가 하는 거지.

“해킹은 좋은 것이여”

김규항 386 얘기 그만 하자. 사실 젊은 피니 뭐니 하면서 386의 의미가 많이 변질됐잖아. 젊은 피라는 건 80년대 세대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80년대 메이저 3개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들을 대변할 뿐이야. 이제 니 전공쪽으로 얘기를 돌리자. 요즘 해커들이 화제잖아. 야후·아마존·CNN이 공격당하고, FBI가 수사에 나선다는데.

김어준 그게 이런 거야. 왜 모든 산업이 초기 진입을 하고 나면 진입장벽을 치잖아. 그 다음 애들이 못 들어오게.

김규항 음, 그럴듯해.

김어준 다 그렇잖아. 무슨 협회도 만들고. 프로야구 리그도 따지자면 반독점법 위반의 진입장벽이지. 다른 리그가 생겨나선 안 되게 만들잖아. 지들끼리 잘 먹고 잘살아야 하니까. 근데 인터넷은 진입장벽을 치기가 아주 어려운 구조예요. 모든 게 개방돼 있잖아. 그래도 그런 진입장벽을 치려는 노력들이 있을 수밖에 없어. 야후같이 미국을 중심으로 인터넷의 많은 부분을 장악한 곳에서 자기들을 따라잡을 수 없는 진입장벽을 치게 마련이라고.

김규항 해커가 필요하다?

김어준 그렇지. 해커‘가’ 필요하다기보단 해커‘도’ 필요하다가 맞겠다. 인터넷의 개방구조를 무너뜨리고 진입장벽을 쳐서 장막을 만들려는 노력들에 대한 저항이라고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는 거야. 그걸 의식하고 하든 않든 말야.

김규항 해커가 웹상의 진보운동가들이라도 된다는 거야?

김어준 어떤 면에서는. 물론 모든 해커가 그런 건 아니고, 또 그렇다고 해도 정당화할 수 없는 부분도 많은데….

김규항 이념적으로 일반 테러조직의 수준에 이른 해커들도 있나?

김어준 있죠. 뭐 전자사회주의 구현을 위한….

김규항 어떻게 하는 거야? 신자유주의하고 싸우는 거야?

김어준 그렇죠. 그러니까 나는 인터넷이 가진 혁명적인 변화의 핵심이 권력의 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걸 다시 되돌리려는 움직임들이 있잖아. 대자본이 인터넷을 먹고… 이때까지 자본주의가 밟아왔던 실패들을 고스란히 인터넷이 되풀이할 수 있지. 해커가 반드시 어떤 주의와 체제를 구현하자고 하는 건 아닌데, 적어도 인터넷이 열어놓은 수많은 가능성들을 통제하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제거하는 것을 막아내는 역할도 있어. 아, 이거 설명 힘드네.

김규항 해커가 보통 사람들한테 해악을 끼치기도 하나?

김어준 일반에겐 없죠. 뭐 신용카드번호 알아내고 그러는 놈들도 있는데, 그런 애들은 해커라고 안 하지. 도둑놈쉐이들이라고 하지. (웃음)

김규항 해커는 좋은 거네. (웃음) 너도 해킹 하니?

김어준 나? 나는 못하지. 해커는 그 분야에선 최고수준의 테크니컬 지식들을 가지고 있어야지. 창의력도 있어야 하고.

김규항 해커가 포지티브한 쪽에서 일한다면 역시 최고의 인력이 될 수 있는 거냐.

김어준 보안회사 들어가면 최고지.

김규항 걔들은 그럼 지금 자기희생을 하는 거네.

김어준 일종의 삐딱이들이지.

‘해적을 찾습니다’

김규항 어떤 보람을 느끼는데.

김어준 깨는 보람을 느끼지. (웃음) 우리나라도 있잖아. 해적이라고 유명한 친군데.

김규항 어, 그래?

김어준 왜 닉스에서 광고할 때 ‘해적을 찾습니다’는 카피가 있잖아. 그게 실존인물이야.

김규항 지금도 활동하나?

김어준 잠적했죠. 인터넷 초기에 유명했죠. 정보 공유가 모토 중 하나였는데, 그 친구가 운영하던 유명한 사이트에 가면 없는 게 없었지. 프로그램 깨논 것들 하며….

김규항 지금은 없고?

김어준 잠적했지.

김규항 완전히 추적을 안 받으면서 사이트를 유지할 수 있나?

김어준 완전히는 아닌데 옮겨다니는 거야. IP주소도 바꾸고.

김규항 너도 알아?

김어준 해적? 개인적으로는 모르고. 남자야. 지금 지방에 있대.

김규항 사이버상에서 도망가면 되지 실제 몸이 지방에 있을 이유가 있나? 혹시 다른 범죄에 연루된 거 아냐? (웃음) 혼빙간이라든가…. (웃음)

김어준 그게 그렇게 함부로 말할 게 아니라니까. 따르는 사람들 사이에선 극존칭 대접을 받아. “해적님께서는 이렇게 하셨다”는 식으로….

김규항 주사파군. (웃음)

김어준 하여간 해커하고 파괴적 프로그래머하곤 다른 거야.

김규항 오늘은 어준이가 살이 빠져서 얘기가 많이 샜는데, 결론 내자. 386과 해커. 무슨 연관성이 있나?

김어준 단칼에 끝낼게. “386은 바이러스 먹지 마라!”

고경태 기자

 


Copyright 1995-1998 한겨레신문사
webmaster@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