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의 체육인이여 단결하라
축구해설가 신문선이 말하는 프로스포츠의 새로운 질서… 왜 KBO는 바보같이 굴고 있는가

(사진/신문선씨. "이 중대한 시기에 KBO나 구단 관계자들이 전근대적인 사고를 하다니….한마디로 한심한 짓거리죠.")

‘불순 배후세력’이 한자리에 모였다.

드디어 ‘음모론’의 실체가 벗겨지는 것인가. 김어준의 실토. “제가 사실 그 배후세력 중 한 변호사에게 전화를 받았어요. 정말 화가 난다고 하더라구요.” 게스트도 혐의가 짙었다. “제가 안 그래도 일주일 전에 칼럼에서 비슷한 문제를 썼어요. 그러고 나서 사건이 터지니까 사람들이 절 이상하게 봐요.”

오늘의 게스트, 신문선(43)씨. 축구해설가인 그가 이번엔 야구해설가로 나선 것인가? 아니라면 프로야구선수협의회 문제를 논하는 이 마당에 어떻게 온 것일까?

이게 야구만의 문제인가

김규항 야구도 좀 하십니까?

신문선 아뇨. 유도와 태권도는 좀 하죠. (웃음)

김규항 어준아. 그 전화 받은 얘기부터 해봐라.

김어준 그분이 아주 순수한 마음으로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의 법률적 자문을 맡았는데, 언론쪽에서 불순한 의도 어쩌구 하니까 열받은 거지. 선수들보다 더.

김규항 그런데 왜 너한테 전화했지?

김어준 이 문제를 좀더 널리 알리자는 거죠. 딴지일보에도 싣고….

김규항 구체적으로 뭐라 그러든?

김어준 “뭘 도와줄까”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기가 막히더라구요. 일단 선수들이 계약서의 내용을 잘 모른대.

김규항 한자가 많아서? (웃음)

김어준 그렇죠. 한자가 80%래.

신문선 저도 프로선수 생활을 했지만 계약이라는 것은 갑과 을이 동등한 관계에서 이뤄져야 하잖아요. 근데 보험회사 계약하고 똑같아요. 자동차 보험 들 때도 약관을 누가 읽어봐요. 모르잖아요.

김규항 복잡하고, 글씨도 작고, 어렵고. 엄두가 안 나죠.

신문선 우스개 얘기지만 옛날에 베켄바워하고 펠레가 미국 프로리그에 출전한 적이 있었어요. 근데 영어를 모르잖아요. 그래서 계약을 할 때 불이익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사실 지금 우리나라 프로선수들 보면 힘을 가진 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어요. 계약의 형식과 절차는 분명히 갖추고 있지만 그건 노비문서나 마찬가지입니다. 전 이번 사건을 비단 프로야구만의 문제로 보지 않아요. 이건 야구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다. 이건 야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프로선수들의 인권’에 관한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더불어 21세기 한국 프로스포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분수령이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늘 한국 스포츠계의 현실을 해설하기 위해 여기 나온 것이다. 그 이면에는 4년간의 프로축구 선수 생활과 13년간의 기업 마켓팅 실무경험이 녹아 있었다. 그는 역시 청산유수였다. 말문이 터지면 그칠 줄 몰랐다.

신문선 우리 스포츠 정책은 메달지향이잖아요. 사실 한국의 경제지표나 국토면적이나 이런 걸로 볼 때 올림픽 같은 데서 10대 스포츠강국에 여러 번 든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하여간 든단 말입니다. 3D업종에서만 메달을 따지만 말입니다. 복싱 유도….

김규항 전부 내가 좋아하는 종목인데. (웃음) 정직한 운동이잖아.

신문선 이건 과외공부시키는 거와 똑같은 거죠. 수학경시대회 나가면 한국이 잘하듯이. 근데 그 뒤에선 철저하게 선수들의 인권이 무시당했어요. 돈 잘버는 주요 스타선수들 보면 연봉이 2억이니 하잖아요. 특히 요번에 자유계약제도(FA)에 따라 6억을 받는 선수들도 있고….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들 평균 연봉이 4천만원이 채 안 돼요. 그럼에도 왜 송진우나 양준혁 같은 돈 많이 받는 스타선수들이 앞장서 들고 일어났느냐 이거죠. 이건 제가 볼 때 과거 민중운동 일어나듯이 고귀한 정신이 있는 겁니다. 저는 그분들의 용기를 높이 삽니다.

김어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선수가 광고에 출연하면 광고비는 구단과 선수가 나눠갖거나 선수가 가질 것 같지만 아니라고 하대요. 실제로는 구단이 가진다는 거죠. 용품을 사더라도 구단이 지정해주는 곳에서 자기 돈으로 사야 하고.

김규항 야구방망이도 선수가 사는 거야?

김어준 그렇죠.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계약조건들을 쫙 말해주는데 정말 황당하더라구요.

신문선 우리는 10대 재벌들이 프로팀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깐 삼성팀에 있으면 대우나 현대의 광고는 못해요. 사실 프로스포츠가 탄생 때부터 잘못됐어요. 실업야구가 프로야구가 되고, 실업축구가 프로축구가 됐거든요. 그게 전두환정권 때 일 아닙니까. 그 바탕에는 광주 민주화운동의 충격과 아픔이….

김규항 그런 얘기는 저희가 좀 하도록 해주시죠. (웃음)

신문선 지금 프로야구 선수들과 구단의 계약조건이 노동현장에 적용된다면 노동자들 다 들고 일어날 거예요.

김어준 글쎄 그런 얘기는 저희가 좀…. (웃음)

신문선 방망이 가지고 볼만 치던 선수들이라 자기소개서 하나 쓰라고 해도 잘 못쓰는 게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에요. 근데 저는 그걸 나쁘게만 보지 않아요. 펠레도 초등학교도 제대로 안 나왔지만 장관까지 했단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선수들이 협의회를 만들려면 100명 이상 모여서 회의를 해야 하고 회의록 작성이라든가 법률적인 일들이 있을 거 아닙니까. 이런 걸 도와주는데 불순 배후세력이라고 몰면 안 되죠.

김어준 글쎄 불순 세력 중 한 사람이 저를 포섭했다니까요. (웃음) 하여간 일간스포츠나 주요 일간신문들이 선수들을 도와주는 척하면서 까는 논리가 있잖아요. 선수들의 권익보호라든지 친목도모라는 좋은 의도로 출발을 했는데 우려가 있다는 거예요. 그게 뭐냐면 개인의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든지 구단과의 계약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다는 건데. XX 그게 무슨 우려할 거야. 당연한 거 아냐?

김규항 명색이 21세기에 불순 세력 운운이라니 참 서글프군요. 사회적으로 보면 스포츠계는 70년대 초반 수준인 거 같아요. 노동자의 권리의식이 이제 가까스로 생겨나고… 거기에 대응하는 방식도 비슷하고.

김어준 선수협의회는 옹기종기 모여서 노래자랑하고 박수치고 친목만 도모하라는 거야? (웃음) 그렇지 않으면 다 불순인가? 프로야구가 무슨 학예발표회야?(웃음)

김규항 그러게. 개인의 이득을 취하고, 구단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을 안 하면 뭐하라는 거야. (웃음)

김어준 혹시 선수들은 진짜 친목만 할려고 그러는데 막는 거 아냐? (웃음)

신문선 정말 웃기는 건 한국야구위원회(KBO)에요. 누구편이냐 이거예요. 중립을 지켜야지.

김어준 야구 안 한다잖아요. (웃음)

신문선 그게 될 말이에요?

김어준 야구가 지껀줄 알아. (웃음)

배후세력, 사기꾼이어도 좋다

신문선 KBO의 가장 큰 고객은 누굽니까. 스포츠마케팅에서 얘기할 때 가장 큰 클라이언트는 선수라구요. 선수들이 재주를 부리고 땀을 흘려서 지들 돈을 벌어주는데, KBO는 일방적으로 사용자들의 편만 들고 있거든요. 협박까지 하면서….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겠다, 그래서 시즌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 심지어는 미국이나 일본 가는 것도 못 가게 하겠다… 그런 불합리한 게 어딨어요.

김규항 완전히 블랙리스트군.

김어준 이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우리나라 엘리트 선수들이 국가주의에 희생돼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국제대회 같은 데 나가면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국위선양… 맨날 이런 소리만 하다보니까 그 선수들이 개인으로 돌아와 “나도 돈 좀 벌어야 되는데…”라는 얘기를 못 꺼내게 돼 있는 거야. 권투하다 금메달 따면 “대통령 각하를 비롯하여….”이런 얘기가 나오게 되고. (웃음)

신문선 지금 좋은 얘기 하셨어요.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유럽 프로축구 리그에서 MVP도 했던 네덜란드의 굴리트라는 선수가 있었어요. 이 친구가 미국 월드컵 때 대표팀에 선발이 됐는데 감독하고 불화가 생겼어요. 감독이 무슨 평가전을 하다가 뺀거예요. 그러니까 굴리트가 감독을 공격했어요. “저 감독 밑에서는 못하겠다”고 보따리를 싸고 나간 거예요. 근데 네덜란드 국민들 중 어느 누구도 그 선수를 비난하지 않아요. 만약 우리나라의 황선홍이나 이승엽 같은 스타들이 그렇게 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마 난리가 날 거야….

김규항 이완용 선수 되는 거지.

신문선 프로축구나 프로야구선수들이 자기권리를 주장하면 일부에선 “배부른 소리 하고 있다”고 비아냥대기도 하죠. 물론 노동자들 월급과 비교하면 많습니다. 근데 단순비교할 수 없어요. 프로선수들은 녹음기의 배터리와 마찬가지에요. 용량의 한계가 있단 말이죠. 서른살이 넘으면 은퇴를 준비해야 하고, 부상도 있을 수 있고.

김규항 저는 선수협의회를 도와주고 있는 쪽이 설사 사기꾼일 가능성이 있다 해도 일단 진행은 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선수들의 권리를 위한 조직을 만드는 일은 무엇보다 우선이니까요. 만약 불순한 세력이 있다면 결국 자정이 되겠죠. 선수들이 바보가 아닌데 말이죠.

신문선 우리나라에선 스포츠마케팅회사가 존재를 못해요. 왜냐하면 KBO나 방송사나 공무원들이 그 마케팅회사가 사기꾼으로 갈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놔요. 예를 들어 내가 신문선이란 선수의 에이전트로서 이 선수에 대한 광고계약이나 연봉계약의 위임을 받아서 들어가면 파트너로 인정을 안 하거든요. 그리고 내가 이번에 아르헨티나 축구팀을 불러들여 흥행을 좀 하겠다 그러면 운동장을 써야잖아요. 공무원들이 허가를 안 해줘요.

이유도 모르고 개 맞듯 맞는 선수들

김규항 아까 프로스포츠의 출범 자체가 정치적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기본 모순을 안고간다고 말하셨는데, 자생적으로 생겨났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신문선 미국은 비즈니스 마인드로 시작되었죠. 돈 많은 사람이 투자하든가, 시민의 힘으로 만들든가.

김어준 미국은 회사의 이름이 걸려 있지 않고 주로 지역이….

신문선 그렇죠. 독립채산제의 기업으로 있죠. LA다저스 하면 LA다저스란 회사죠. 그러니깐 장사꾼일 수밖에 없죠. 우리는 LG다 해태다 기업명을 쓰니까, LG가 1년에 100억을 쓰는데 지난해 한 40억을 벌었으니까 60억이 적자난 거예요. 그 결손을 기업이미지나 기업 홍보로 보존한다고 하는데 그건 얘기가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사업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질 않아요. 분쟁이 생기고 노조 같은 게 뜨면 골치아픈 생각부터 하는 거죠.

김어준 선생님 말씀 듣다보니깐 우리나라 프로스포츠는 프로가 아니네요. 이건 대기업의 홍보부서잖아.

김규항 인권문제를 말씀하셨는데 요즘 구타 문제는 어떻습니까.

신문선 구타의 종류가 여러 가지 있어요. 우리가 얘기하는 구타는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질하는 건데, 이런 것도 구타죠. 일방적으로 계약하면서 도장 찍을래 안 찍을래 안 찍으면 너 방출해버릴 거야, 다른 팀 가나봐라. 선수들은 “씨발” 그러고 나오는데 그 다음에 며칠 고민을 해요. 생각해봐요. 처자식 있죠, 지금까지 십몇년 동안 야구만 하고 살아왔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그냥 도장 찍는단 말입니다.그게 지금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역사예요.

김규항 선수간의 구타도 있겠지만, 감독도 여전히 때립니까?

신문선 때리죠. 한번은 어떤 일이 있었냐면 박종환 감독이 타이완에서 친선시합을 했는데 전반전 잘못해서 들입다 두들겨팼어요. 타이완 기자가 이걸 보고 난리가 났죠. 개·돼지 패듯 팼으니까. 타이완 기자가 물었어요. “당신들은 원래 이렇게 패느냐.” 박 감독이 영어를 잘못 알아듣고 예스라고 그런거예요. 그러니까 타이완 유력지의 1면에 톱기사로 난 거예요. 타이완에 우리 동서가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망신이라 이거야. 근데 사실은 그 폭력을 조장한 사람이 시청자들과 팬들이라고. 무슨 경기에서 지면 정신력 때문이라고 하잖아요. 그 정신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뭐냐, 체벌이라고 믿는 거죠. 한번은 제주도에 우연히 간적이 있어요. 마침 서울에서 전지훈련 온 고등학교와 제주도 고등학교의 시합이 있다고 해서 강의를 해주기로 했어요. 근데 시합 중에 감독이 선수를 불러내 개패듯이 패는 거예요. 학부형이 다 보는 앞에서…. 시합이 끝난 뒤 강의를 하면서 그 맞은 선수애를 일으켜세워 물었죠. “너 왜 맞았니?” “몰라요.” (웃음) 이유를 알아야 하잖아.

김규항 시민의식이나 권리의식이라는 게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길러져야 하는데 맞으면서도 자기가 왜 맞는지도 모르고 부모라는 사람들도 보고만 있다면 미래가 없죠.

김어준 요즘 네티즌들이 프로야구선수협의회에 자발적으로 지지를 보내지 않습니까. 근데 사실 이건 체육인 전체의 문제 아닙니까. 과거 대학교수들이 시국선언 냈듯이, 지명도 있는 체육인들 뿐 아니라 전체가 나서서 밀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신문선 체육인들이 깨어야 한다는 것,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김어준 그러면 한번 해보죠. (웃음)

신문선 근데 이상하게 야구만의 문제로 선을 긋거든.

김어준 이거네. 만국의 체육인이여 단결하라! (웃음)

김규항 체육계 비리는 어떤가요. 대학입시라든가.

신문선 구더기들이 많죠. 낙지부동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는데….

김규항 지금 구더기라고 하셨습니까? (웃음)

신문선 낙지처럼 착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다 태풍 치면 엎드리고. 근데 웃기는 게 뭐냐면… 그러다 걸려서 형무소 갔다와도 “나보다 더 많이 받아먹은 놈도 많은데 운이 없었다”고 치부하거든요. 직업도 없으면서 좋은 차 굴리고 다니고…. 저는 매주 월요일 <한겨레> 스포츠면에 칼럼 쓰는 게 있는데 그거 쓰면 8만원 받거든요. 그 8만원 받기 위해 “뭘 쓸까” 1주일 내내 고민하고 노력하는데. (웃음) 실린 다음에 가슴앓이하고.

그가 태권도 실력을 보여준 이유는…

(사진/최근 신세대 모습으로 한 광고에 출연한 신문선씨. 10대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전략적으로 튀어보았다고 한다)

김규항 그러니까 글이 좋잖아. (웃음). 글도 애쓰시지만 요즘 나오는 광고도 애 많이 쓰셨던데. (박장대소)

신문선 제가 마케팅을 공부하기 때문에 평소 스포츠의 대중화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제가 처음 문화방송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이경규씨와 함께 출연할 때도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시청자와 신문선이가 가까워지고 친숙해진다는 것이 스포츠 프로 시청률에 시너지 효과를 안겨준다고 봤거든요. 전 중계를 하면서 미국식 중계를 지향하는데… 옷도 꼭 양복을 입지 않고 스포티한 캐주얼을 입고. 그렇게 했는데도 사실 제일기획에서 그 광고 섭외 들어왔을 때는 고민했어요. 그동안 점잖은 것만 했는데 말이죠. 하지만 바꿔 생각해 보면 스포츠산업의 중심세대는 누구냐, 10대거든요. 전략적으로 튀어본거죠. 게다가 나는 축구인이지만 유도 태권도도 다 했거든. 그래서 태권도 실력을 보여주자. 술먹고 덤비는 이들이 없더라고. (웃음)

김어준 사람들이 광고에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신문선 사실 촬영할 때 실랑이가 많았어요. 코믹하게 하라, 못하겠다, 염색한 머리 몇 가닥 붙이자, 못 붙이겠다… 마지막엔 염색 머리는 붙였어요. 방송이 되자마자 사방에서 전화가 왔죠. 예능계에서는 난리가 났어. 이거 대박이라 그러는데… 보수적인 스포츠계에서는 그러죠. 당신 그렇게 먹고 살기가 어려워? (웃음)

김규항 저도 그 광고를 처음 보면서 좀 놀랐어요. 저 사람 신문선 맞나, 했죠.

신문선 제가 요즘 <한겨레>에 칼럼을 쓰면서 그런 얘기를 많이 들어요. 혹시 테러당하는 거 아니냐고요. 그 광고도 그래서 찍은 거예요. (웃음)

김어준 태권도 좀 한다….

신문선 사실 그 칼럼 쓰면서 축구협회 집행부와 철저히 멀어졌어요. 어떤 사람들은 축구 해설자로서 적당히 대우받고 잘하는데 왜 주접을 떠냐고 하고…. 축구뿐 아니라 야구 골프 다 건드렸거든요. 축구인들은 왜 축구인들의 치부를 드러내냐 그거예요. 덕분에 축구에 관한 비즈니스도 전혀 안 이뤄지고 있어요. 강연요청도 끊기고… 정몽준씨도 몇번이나 항의를 했어요. 하지만 독자들은 시원하다 하고….

김규항 정몽준씨는 인물도 좋고 말도 점잖게 하고 해서 정씨 일가 중에선 이미지가 좋은 편이죠. 근데 이 사람 이력을 보면 현대중공업 사장할 때 구사대 동원해 노동자들 테러했고… 하여튼 조심하십시오. (웃음)

신문선 하여간 전 요새 완전히 돈키호테에다 미친 놈 소리 듣고 있어요. 8만원 받자고… (웃음)

김규항 김어준이나 저나 민망하게도 비판적이니 진보적이니 하는 얘길 듭습니다. 그런데 저희 영역에서는 저희보다 더 과격한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무슨 말이나 글을 쓴다고 해서 곤란에 처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신 선생님의 주장은 저희 영역에서 볼 땐 상식적인 수준이지만 체육계에서는 가장 과격한 게 사실이죠.

신문선 어려움이 있죠. 그건 뭐 제가 선택한 거니까. 저는 사실 혜택받고 자랐어요. 국가에서 6년간 국비로 공부를 했고 대학에서 장학금 받고, 전두환이 만들었지만 프로팀에서 돈도 벌었고, 집도 있고, 밥 세끼는 먹고 사는데 그렇다면 내가 받은 혜택을 돌려주는 방법이 무엇이냐… 그건 바른 말하고 바른 글쓰는 거예요. 저는 두분에게도 부탁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스포츠계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세요.

김규항 어준이는 축구광이라 야구가 안 되길 바랄 겁니다. (웃음)

스포츠산업은 돈 되는 쪽으로 몰린다

김어준 저는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텔레비전에서 정책적으로 야구를 키워준다… 야구가 방송하기 참 편하잖아요. 이닝이 있고 그때마다 광고 끼워넣기도 좋고… 그런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방송이 의도적으로 축구를 죽였다는 면이 없잖아 있다….

신문선 야구의 경우엔 80년대에 높았죠. 문화방송이 청룡을 갖고 있었던 영향도 있고…. 지금은 많이 바뀝니다. 돈 되는 쪽으로 몰리죠. 사실 스포츠와 텔레비전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스포츠를 통한 텔레비전, 텔레비전을 통한 스포츠. 미국같은 경우 미식축구의 경기 룰을 스포츠PD가 바꿨어요. 미국은 철저히 텔레비전 중심으로 하죠. 이탈리아 같은 데는 펠레 같은 선수가 슛을 쏘면 하면 골이 들어갔는지 궁금한데 광고가 팍 떠요. 15초짜리. 제일 비싼 거예요. 텔레비전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거죠. 그러다 보니 미국의 경우 스포츠 산업이 자동차 산업보다 더 큽니다. 앞으로 우리도 텔레비전을 통한 광고들이 많이 등장할 건데 중요한 건 시장이죠. 스포츠는 오락이고 쇼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겁니다. 근데 한국은 지금 가장 앞서 있다는 KBO가 저런 답답한 짓을 하니깐…. 양준혁 같은 선수 내쫓아봐요. 관중 없어지죠. 그러면 방송은 그림 우선인데 텔레비전이 중계 하겠어요?

김어준 혹시 야구에 대한 관심을 모으려고 구단이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닐까? 짠 거 아냐? (웃음)

신문선 앞으로는 국민들이 스포츠를 너무 무겁게 보지 말아야 해요. 이기면 박수치고, 지면 역적 취급을 하지 말고, 도와준 것도 없으면서. (웃음) 이제 우리 프로스포츠도 파업, 폐업, 리그 중단 같은 것들을 자연스레 볼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거예요. 굴리트처럼 “난 감독 보기 싫어 대표팀 못해”하는 한국 프로선수들도 만나게 될 거예요. “박세리는 국민들이 원하니까 넌 연애도 하지 말고 맨날 나가면 우승만 해야 해”그런 시대가 아니라는 거예요.

김규항 어준아, 오늘의 결론.

김어준 그거지 뭐. 만국의 체육인이여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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