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김기식 정책실장과의 대화… 격무 속의 비애, 그리고 희망

 

(사진/왼쪽부터 김어준, 김기식, 김규향)

참여연대 정책실장 김기식(34)씨를 초대하자고 제안한 건 김규항씨였다. 아는 독자들은 알고 있겠지만 세 번째 쾌도난담 때 김규항씨가 시민운동단체를 비판한 뒤 참여연대와 김규항씨간에 다소 불편한 관계가 빚어졌다. 좀더 살 만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싸운다는 면에서 아군인 두편의 오해를 푸는 것은 쾌도난담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했다. 두번의 고사 끝에 어렵게 게스트에 응한 김 실장을 기다리는 동안 약간의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김규항: 올해 초에 참여연대가 주도하는 소액주주운동이 개량주의적이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그 얘기부터 해보죠.

김기식: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근본적 문제의식에서 보면 비판할 소지가 있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의 운동이라는 게 체제적 수준에서 뭘 해보자는 게 아니라 현재의 틀 안에서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내려는 거고, 더군다나 천민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액주주운동이 현실적으로도 진보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 그런 생각이에요.

김규항: 실용적 측면에서 말이죠.
너무 개량적이지 않은가
(사진/한정된 인력과 재원으로 일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늘 격무에 시달린다)

김기식:예를 들어 노동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우리사주제도가 발전되어 있거든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주주이기도 하다는 얘기죠. 현실적으로는 한 사람이 주주이면서 노동자이고, 소비자이기도 한 여러 측면이 있다는 거예요. 주주의 권리로서 기업의 가치가 다른 기업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면 특별상여금 요구투쟁 안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주식가치가 올라서 재산이 늘어나게 되는 결과를 짓게 된다는 거죠. 노조도 주주권리 행사로 부당내부거래를 차단하는 것이 노동자 복지 차원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 되지요.

김규항: 현재의 운동을 크게 나누면 변혁적 입장을 견지하는 쪽과 시스템 내에서의 개선을 추구하는 입장이 있다고 봅니다. 사실 10년 전에는 너나할 것 없이 변혁적 입장에 서 있었는데 90년대 초중반 이후 분화된 거죠. 참여연대는 이름마따나 여러 입장들의 연대라는 느낌이 듭니다. 미국식 시민운동을 추구한다는 사람도 있고 조희연 선생처럼 ‘개량적 이슈의 변혁적 접근’이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구요. 내부적으로 갈등은 없습니까.

김기식: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하지요. 나는 자기 만족이 아니라 현실적 힘, 그리고 실제로 세상의 변화를 조금이라도 이뤄낼 수 있는가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옛날에는 강령을 정해놓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거였죠. 현실 지점과 목표 지점이 너무 멀고 중간이 비어 있는데 깃발만 꽂고 뭐 하자 주장해도 국민은 못 따라간단 말예요.

김어준: 깃발 꽂으면 폼은 나잖아. (웃음)

김규항: 개량적인 쪽에 매몰되었다는 비판도 들리는데 내부에서 지향하는 바들이 조금씩 다른 편입니까?

김기식: 공유하는 바들이 많죠. 참여연대 5년 동안 작성한 연말 평가서를 보면 내부 평가가 너무 가혹했어요. 때로는 우스개 소리로 간사들이 기를 살려야지 만날 반성만 하냐고 하지만 이런 반성들이 스스로를 경계하게 하고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고 변화를 모색하게 하는 자정능력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원칙적인 것들은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프로그램으로 외화시킬 때는 운동 차원에서는 대중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하고 변화가 이루어지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시민들에게 ‘야, 할 수 있다. 세상을 조금은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안 주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김규항: 참여연대의 목표는 천민자본주의를 세련된 자본주의로 바꾸자는 건가요, 아니면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건가요.

김기식:체제에도 문제가 있죠. 그런데 참여연대 출발 때 가장 중요한 문제의식이 뭐냐면 운동진영이 권력 잡는다 하더라도 과정적으로 배치되는 시민운동이 아니라 항구적인 형태로 권력을 감시하는 시민운동이 필요하다, 참여연대는 항구적인 형태로 시민사회의 권력에 대한 견제력 차원에서 시민운동을 봐야 한다는 거였어요.
‘조선일보 문제’
김규항:이른바 최장집 사태 때 조선일보에 보도자료 보내지 말기 운동이 있었죠. 강준만 선생이 참여연대를 포함해 메이저 3개 단체가 협조 안 했다고 심하게 비판한 적이 있는데 그때 입장은 뭐였나요.

김기식:사실은 공대위 참여단체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거예요.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그건 부차적으로 하더라도 조선일보를 조선일보적 방식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에요. 조선일보는 사실보도나 언론이 가져야 할 균형도 없이 자기 입장만 가지고 취사선택해서 죽일 놈 죽이고 살릴 놈 살린단 말예요. 똑같은 이야기죠. 이쪽 진영이 그쪽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문제를 제기한 거고.

김어준: 참여연대에 언론개혁과 관련된 조직은 있나요?

김기식: 우리는 환경이나 여성 같은 문제처럼 남들이 잘하고 있는 문제는 접어둬요. 환경 같은 경우는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이 잘하고 있으니까. 통일문제 같은 경우에는 부문운동으로 통일운동을 전담하는 것이 통일운동의 성격상 말이 안 되는데도 일정하게 통일문제를 전담하는 단체들도 있다구요. 그런데 참여연대가 이 부분까지 하게 되면 이것까지 하냐는 비난이 나올 수도 있는 거죠. 언론 같은 경우에는 언개련 만들어지면서 여태까지는 언개련에 모든 사업을 결합해서 같이 일해왔어요.

김어준: 참여연대하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소액주주운동이 생각나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경제나 행정절차에 관한 운동에 강하다,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데.

김기식:언론에 의해서 시민단체의 이미지가 한정되거나 왜곡되는 면도 있어요. 경제관련 운동은 참여연대의 수많은 영역 중 하나일 뿐인데 언론이 주목해왔거든요. 물론 중요한 영역이기는 하지만. 예를 들면 한겨레와 시작한 부패방지운동도 계속 하고 있거든요. 94년부터 작은 권리 찾기 운동이나 사회복지 운동도 줄기차게 하고 있죠. 사법개혁도 그렇고. 우리는 모든 사업 단위를 꾸준히 하는데, 언론이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만 따서 부각하니까 마치 그때는 그 문제에만 매달리는 것처럼 비칠 뿐이죠.

김어준: 바로 그런 점 때문에 한편에서는 언론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한다는 의구심도 있는데…. 그러니까 시민단체의 거의 유일한 대시민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제도언론일 수밖에 없기에, 시민단체가 잘 나가면 잘 나갈수록 언론과의 긴장보다는 관계유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김기식:물론 언론의 힘 강하죠. 박원순 변호사님이 <여성시대> 나간 직후 회원이 500명이 한꺼번에 가입한 적 있어요. 그런 점에서 조직력에서나 여론 전파력에 별다른 매체수단을 가지지 못한 시민단체가 언론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유용성은 분명히 있어요. 사회의 공기인 매체기업처럼 누구의 사유물로 생각하기보다 활용해야 된다 이런 거죠. 다만 언론용으로 사업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실 참여연대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왔고, 그중에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일도 있었어요. 하지만 당장 언론에 보도되어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사업을 조정하지는 않습니다.

김어준:그럼 이런 건 어때요. 가끔 <조선일보>가 자신들의 목적에 부합될 때, 자기들이 언제부터 시민단체에 신경썼다고, 시민단체를 앞장세우기도 하는데…. 매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시민단체가 언론홍보라는 작은 득을 얻는 대신 극우세력의 정체를 숨겨주고 그 극우성을 희석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양념, 도구로 이용당하는 우를 범한다는 비판도 있어요. 그러니까 매체를 활용하는 것에도 최소한의 구분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조직을 쪼갤 생각은 없는가
김기식: 그건 그쪽 문제죠. 예를 들면 참여연대가 DJ 문제를 계속 거론한다면 당연히 야당이 득을 보겠죠.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우리가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시민단체가 오히려 지나치게 정치적 고려를 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거지요. 내년 총선 때 참여연대는 특정후보 낙선 운동을 준비할 거란 말예요. 그런데 그 과정에 이런 효과가 있을 수 있어요. 갑이라는 후보가 나쁜 놈이라 낙선운동하면 상대적으로 경쟁후보가 이득을 보겠죠.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도 있고. 그런데 재수없게도 당선 후보가 공교롭게 똑같거나 더 나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더 나쁜 놈이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분명한 나쁜 놈을 냅둬야 한다면 우리 사회에서는 아무 일도 못하는 거예요. 우리가 하는 일을 상대방이 어떻게 활용하는가까지 고려할 바는 아니라는 거죠.

김어준: 기계적인 공평무사주의처럼 보이는데….

김규항:조선일보 문제를 한 가지 더 말하면 지식인 사회에서 그런 논란이 있죠. 조선일보는 분명한 극우신문이고, 진보지식인들이 그 신문에 기고하는 것은 그 글 자체의 유익함을 넘어 조선일보를 건전한 보수신문으로 장식해주는 측면이 강하니까 기고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이야긴데, 참여연대는 어떤 입장인가요.

김기식:난 개인적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대부분 안 쓰고 있지만 그걸 가지고 편가름하거나 쓴 사람을 공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김규항: 참여연대 같은 공신력 있는 단체가 조선일보를 극우신문으로 규정하고 좀더 분명한 태도를 보인다면 상당한 사회적 유익이 있을 텐데 말이지요.

김기식:우리는 최장집 사건처럼 입장이 필요한 사안이 생겼을 때마다 단호하고 분명한 태도를 취했어요.

김규항:기고 문제나 취재 협조 문제를 조직의 입장에서 좀더 분명히 할 용의는 없습니까?

김기식: 난 취재 거부는 바람직한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전술적으로 조선일보에 기고함으로써 조선일보 독자에게도 다른 얘기들을 전달하는 것이 의미있다는 거죠. 참여연대는 보도자료 다 배포하는데 그건 모두에게 공평하게 우리가 하는 일을 알리는 거죠. 그리고 그쪽에서 취재를 오는 건데 거부할 필요가 있느냐, 그건 다르다고 생각해요.

김규항: 조선일보에 대한 판단 문제와 결부된 것 같은데, 홍세화 선생이 여러번 언급한 프랑스라든가 나라꼴이 제대로 갖춰진 곳에선 조선일보 같은 극우신문에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아예 상대를 안 하거든요.

김어준: 조선일보 문제는 정치적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적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라 이거죠.

김규항:영화 <서편제>가 관객 100만명이 넘었기 때문에 오히려 예술성을 의심받는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같은 얘기로 참여연대가 짧은 기간 비약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면도 있다고 봅니다. 특히 출발에서 변혁적 관점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지만 현재 실용적인 측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으니까, 니들도 다른 곳과 똑같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말이죠. 이참에 조직을 잘게 쪼갤 생각은 없습니까. (웃음)
근데… 월급은 얼맙니까!
김기식: 올해 국제인권센터가 국제민주연대로 분화해 나간 것처럼 참여연대는 궁극적으로 조직을 분리시켜 나갈 예정이에요.

김어준: 재벌 해체하듯? (웃음)

김기식: 처음 참여연대를 만들 때부터 예정됐던 수순이에요. 외국에는 종합적 시민운동 단체가 없어요. 한국사회의 특수성 때문에 만들어진 거죠. 정당이 시민사회 여론을 수렴해서 대변하는 역할을 못하니까 정치적 공백이 생겼고, 그 공백에 시민단체가 놓여 있고, 특히나 준정당적인 역할을 하는 종합적 시민운동이 힘을 받는 구조인 겁니다. 이런 한국적 특성이 해체되면 종합적 시민단체가 필요없지요. 우리는 오히려 한국적 특성을 해체하는 쪽으로 운동을 해야 되는 거니까 어떻게 보면 참여연대는 자신을 해체하고 분화·발전시키기 위해 운동을 하는 거예요.

김어준: 근데… 월급이 얼맙니까? (웃음) 얼마 전 진보네트워크 상근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기억이 정확하다면 40만원대라고 하던데. 그래서야 그걸로 어떻게 사냐 했더니 옛날에는 그 절반이었다고 하더군요. 참여연대는 재정 자립도 80%고 가장 큰 단체니까, 그나마 시민단체 중 최고연봉일 것 아닙니까? 그걸 알면 상대적으로 다른 시민단체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김기식:우리보다 많이 주는 데도 있어요. 지난달까지 5년된 간사가 평균 60여만원 정도됐어요. 이번에 4년 만에 처음으로 20만원 인상을 했어요. 9월 한달 경상비를 회비와 자체 수입으로 거의 해결했어요. 그런데 박원순 사무처장 말이 1천만원 적자폭은 가져가는 게 좋다, 그래야 내부에 긴장이 발생되고. 그래서 1천만원의 적자폭을 일부러 만들었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월급도 올리게 된 겁니다.

김어준: 그래도 80만원이면 4인 가족 최저생계비도 안 되잖아요. 시민단체에 있는 분들은 도대체 생활을 어떻게 합니까?

김기식:지금까지는 미혼들도 있고, 기혼이라도 애가 없으면 살기는 살죠. 쓰는 게 없고 정기적으로 월급이 나오고 하니까. 애하고 집이 가장 문제예요. 나도 내년에 전세 옮겨야 하는데 지난해 최하가격 때 구해서 전세값 많이 올라 걱정이에요.

김규항:어준이처럼 많이 먹지도 않을 테고. (웃음)

김기식:지금 시민단체 종사자들이 다 젊은 이유가 있어요. 주요 단체 간부급이 30대 중반이고. 간사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이고 여자가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지요.

김규항: 부인과 함께 운동하고 있죠? 합하면 좀 되겠네. (웃음)

김어준 :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시민단체에 부채의식이 있어. 그런데 기부는 거의 안 해. (웃음)

김기식:총수가 돈 좀 벌어서 기부 좀 해라.

김어준 :얄미운 게 시민단체를 욕할 거면 최소한의 도움은 주면서 욕도 해야 하는데, 시민들이 시민단체의 혜택은 누리면서 짐은 전혀 안 지려 하니까…. 그런 점에서 시민단체가 억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 같은데.
고졸이 석사를 가르치고…
김기식: 시민들이 좋은 의견도 많이 주지만 전화해서 대뜸 욕부터 나오는 사람들도 있어요. 참고 들어주려고 해도 듣지 못할 때가 있죠. “야 니들이 무슨 시민단체냐.” 육두문자 쓰면서. 그럴 때 전화를 빨리 끊는 노하우들이 각자 있는데 그중 가장 많은 방법이 뭐냐면, 아, 이건 좀 서글픈 일인데 “훌륭하십니다, 회원이 돼서 격려하시면 더 힘을 내겠습니다. 회원 가입하시죠.” 그러면 1분 내로 전화가 끊어져요. (웃음)

김규항:김기식씨가 몇달 전인가 박원순 선생에게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잡혀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는 얘길 들었어요. 사실입니까?

김기식:예, 정말 요구는 너무 많고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노동조합이나 지역에서 와가지고 연대제안하는데 역량이 안 돼서 못하겠다 하면 섭섭해한다구요. “잘 나간다고 안 해주냐”고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이름을 걸면 또 “여기도 이름 들어가고 저기도 들어가고 오만데 다 끼었다네” 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는 거죠. 요구는 많은데 한정된 인력과 재원으로 일하다보니 다들 격무예요. 지금은 나아진 거예요. 처음 만들었을 때 1년간 이틀 걸러 하루씩 밤샘을 했거든요.

김어준: 일정 경력과 나이 이상의 시민운동가들을 기업이나 대학에서 해당분야 전문가, 로비스트 혹은 강사로 적극 활용하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그야말로 온몸으로 부딪쳐 실무를 익힌 전문가 집단이니까 사회는 그들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운동가들도 ‘생활’ 문제를 해결하고.

김기식: 외국은 40대까지 꾸준히 운동하면 전문성과 실천에서 나오는 풍부함이 있다는 걸 인정해 겸임교수로 해서 그 사람이 사회적 실천을 통해서 가지고 있는 내공을 사회에 환원하게 하는 거죠. 동시에 일정한 생활을 보장하고 그에 준하는 대우를 해준다지요.

김규항; 기업은 어려워도 대학은 가능할 것 같은데. 요즘엔 연예인들도 많이 하고.

김어준: 사회복지 이론만 백날 가르치면 뭐해, 1년이라도 현장에서 해본 사람이 낫지.

김기식: 나도 대학에 강의 많이 가요. 요새는 바빠서 자주 못 가는데 사회복지 교수들은 ‘걱정하지 마라. 너는 준전문가니까 나이들면 사회행동론이나 사회정책 분야에서 겸임교수 될 수 있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죠. 내가 사실 작년에 대학 졸업했거든요. 언젠가 대학원생들 앉혀놓고 사회복지 강의하면서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고졸이 석사를 가르치고.

김규항:신중현 선생은 중졸일걸. (웃음)

김기식:얼마 전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거 아닙니까. 정책실 회의 때 참가한 간사들이 다 석사 박사과정이었어요. 내가 지난해 학사라도 졸업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그 사람들이 고졸 실장 밑에서 일 못하겠다고 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웃음)

김어준: 외국에는 실무경험 없으면 아예 받아주지 않는 대학도 있잖아. 실무 5∼6년이면 박사지 뭐야.

김규항: 마무리하죠. 활동가들이 한계를 느끼는 이유가 생활에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자기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불합리성이나 전망 부재에서 오는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근래 일어난 녹색연합 사건 경우는 상식적으로 좀 지나쳤죠. 경실련도 그랬고. 내가 그 안에 있었더라면 회의를 느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참여연대는 그런 부분을 자정할 방안이 있습니까.

김기식:참여연대 내부는 연구자집단, 변호사집단, 운동가집단, 회원으로 구성되는데, 우리는 어떤 교수, 변호사든 일할 때 간사를 직원이라고 생각하는 건 있을 수가 없어요. 회의할 때도 간사가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고 간사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게 반영될 때도 있어요.
커피 타주는 사무처장
김규항: 언젠가 한 시민단체에 놀러갔다가 본 건데, 교수 변호사가 오니까 간사가 일하다가 커피 타고 그런 걸 봤는데 참 보기 안 좋더군요.

김기식:우리는 그런 일 없고. 심지어 박 변호사도 개인 손님 오면 자기가 커피 타와서 마셔요. 너무 손님이 많으니까 비서를 두라고 하는데 절대 안 두잖아요. 그런 점에서 참여연대는 건강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김어준: 요새는 단체든 기업이든 민주적이지 않으면 조직의 힘이 안 나와요. 요새 주목받는 기업들 보면 다 분위기가 자유롭잖아.

김규항: 그래서 딴지가 요새 쇠락하고 있잖아. 니가 혼자 다 먹으려 하니까. (웃음)

김어준: 푸하. 음해를. 오히려 우린 지나치게 민주적이라 문제다.

김규항:다들 바쁘니까 이만 마무리하지. 어준이 오늘의 결론. 참여연대는 좌파조직이었다. 참여연대의 목표는 결국 사회주의다 뭐 이런 걸로. (웃음)

김어준: 참여연대는 세련된 빨갱이였다! 뭐 이런 거?

김기준:그럼 저는 정정보도요청을 해야겠습니다. (웃음)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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